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일 LG 트윈스 외야수 김유민에게 음주 운전 징계 기준에 따라 1년 실격 처분을 내렸다. 김유민은 지난 17일 밤 음주 단속에 적발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LG 구단에서만 올해 세 번째, KBO리그 전체로는 5번째 음주 운전 적발이다.
지난 4월 원현식 심판위원이 모친상 발인 날 면허취소 기준에 해당하는 음주 운전 단속에 적발, 1년 실격 징계를 받았다. 최승준 LG 1군 타격보조 코치는 7월 음주 운전 후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했고, 구단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했다. LG 투수 이상영은 9월 팀 동료 이믿음을 태운 채 음주 운전을 하다가 1년 실격 처분을 받았다. 지난 11월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도규(70경기 출장 정지)에 이어 김유민까지 연달아 음주 운전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22년 KBO는 음주 운전 제재 규정을 정비했다. 이전까지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지기 일쑤였는데,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준이 엄격해졌다. KBO는 음주 운전에 처음 적발된 선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치일 경우 70경기 실격, 면허취소 수치면 1년 실격을 내리기로 했다. 2회 적발 시 5년 실격, 3회 이상은 영구 실격이다.
그래도 선수들의 음주운전은 매년 발생한다. 2020년 2건, 2021년 1건, 2022년 2건, 2023년 2건, 올해는 5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LG는 최승준 코치가 음주 운전으로 인해 팀을 떠났음에도, 이상영과 김유민이 또 사고를 쳤다. LG 구단은 "충격적이고 당혹스럽다. 구단은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너무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 구단에 (나도) 징계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선수단 관리를 책임지는 구단은 음주운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성인이 된 프로 선수들을 일일이 따라다니며 음주 운전을 감시할 수도 없다. 비시즌에는 더 그렇다. 음주운전 사건이 발생하면 구단이 나서 사과할 뿐, 당사자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A 구단 관계자는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와 스포츠윤리센터를 운영하고, 구단이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등 과거보다 훨씬 음주운전 방지 교육을 강화했다"라고 밝혔다. 2군 선수들의 외출, 외박 시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다시 강조하는 구단도 있다.
B 구단 단장은 "선수단 관리를 위해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선수들을 일일이 따라다닐 수도 없다"라며 "음주 운전으로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데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 구단으로서도 대처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A 관계자는 "KBO가 더 강력한 징계를 내렸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C 구단 단장은 "징계를 통한 강력한 쇼크 요법이 필요해 보인다. KBO에서 이중징계 제한을 풀어 구단도 음주 운전 적발자를 자체 징계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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