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영선 기자] 국내 증시 저평가에 따른 벨류업은 정부의 주요 과제로 꼽혔다. 이에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젝트'에 따라 '3000피' 기대감이 일었지만, 이에 따른 상법 개정안과 지원안이 지지부진해지며 뚜렷한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다.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국내 기업 실적 우려가 중첩되면서, 하반기 하락세가 장기화됐다. 이에 <한스경제> 는 올해 국내 증시의 주요 이슈를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편집자> 한스경제>
ETF는 최근 투자 영역이 확대되면서 자금을 굴릴 효과적인 방안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투심 이동이 뚜렷해진 분위기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신규 상장된 ETF 종목 수는 170여개에 달한다. 20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65조 88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말 ETF 순자산총액은 124조 4900억원으로, 1년새 41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1월말 3조 5926억원으로 1월말(3조 853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는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자산 증대에 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신한자산운용이 17일 발간한 '2025년 펀드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29일까지 ETF를 17조 100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5조 3000억원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또한 ETF 순자산은 지난해 대비 44조 5000억원 증가한 166조원으로 최근 2년새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ETF 순자산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말 70조원 △2022년말 80조원 △2023년말 98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150조원을 돌파하면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투심이 가장 집중된 곳은 해외주식이다. 국내 대비 높은 해외 금리 환경으로인해 해외채권펀드 매력도가 늘었고, 다양한 전략을 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성장성이 기대되는 해외 주식에 투심이 집중된 양상이다.
아울러 나스닥과 S&P500이 올해 각각 33%, 27% 오른 데 반해 코스피는 6%대 하락하면서, 수익률 가시성이 높은 미국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국내와 해외 주요시장지수 1배 추종 패시브 기준으로 미국 주식의 상품이 국내지수 상품의 순자산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올해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에 14조 2000억원, 국내 주식에는 2조 3000억원, 파생형 상품에 10조 600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주식형의 경우 평균 성과가 23%를 기록하면서 고성과를 시현, 원자재와 금가격 상승으로 두자리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살펴봐도 연초 이후 미국 주식과 관련된 ETF의 수익률은 타 상품 대비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ETF 수익률 20위권의 대부분이 해외 주식 상품으로, 이 중 상당수가 미국 증시를 추종하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31.2%)·'TIGER 미국나스닥100'(+41.12%)·'TIGER 미국테크TOP10 INDXX'(+67.77%)·'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30.85%)이 상승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TR'(+39.59%)·'KODEX 미국나스닥100TR'(+41.63%)·'KODEX 미국빅테크10'(+44.94%)가 상승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S&P500'(+39.13%) 'ACE 미국나스닥100'(+41.26%)·'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51.59%)도 큰 폭 올랐다.
또한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나스닥100'(+41.15%)·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23.90%) 등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타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미국 증시 강세에 미국 주식 ETF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도 자금이 유입됐고, 업종별로는 은행 ETF로의 자금 유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서 미국 ETF 상품으로 빠져나가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초부터 활황세를 탔던 AI와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심이 한동안 지속된다는 의견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동향에 대해 "9월 FOMC 금리 인하 이후 통화 완화 환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이후 대선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며 "유동성 확장기에 미국 소프트웨어주 전반이 관심을 받을 것이고, AI 수익 모멘텀이 입증된 기업 위주의 강세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메타·아마존) 종목들에 대한 우호적 수급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동일한 맥락에서 섹터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개별 모멘텀과 가계의 연말 수요, 이후 통화정책 방향성 등이 소비 섹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