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정수 기자]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대관 취소 입장문을 발표한 가운데, 이승환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3일, 이승환은 개인 계정을 통해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며 서약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저는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미시의 ‘안전을 위한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미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이 지난 20일,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 씨는 회관 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했고, ‘미 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이승환은 “이는 부당한 요구였다. 이에 저는 법무법인을 통해 지난 22일, 회관 측에 서명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라며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라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나”라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한 음악인은 공연 직전 ‘십자가 밟기’를 강요당했고, 그 자체가 부당하기에 거부했다. 그리고 공연이 취소되었다”라며 “많은 팬들이 피해를 입었다. 티켓비용뿐만 아니라, 교통비, 숙박비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날 공연을 보겠다 기대하였던 일상이 취소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입니다.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23일 오전 11시, 김장호 구미시장은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라며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승환은 지난 11월부터 35주년 기념 콘서트 ‘헤븐'(HEAVEN)의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 중이다. 구미 공연은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 오후 5시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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