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부터 자신이 비트코인을 최초로 개발한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고 호소해온 호주인에게 영국 항소법원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호주 출신 컴퓨터 개발자인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가 스스로를 비트코인 최초 개발자라고 거짓 주장을 펼쳐 법정을 모독했다는 것이 영국 항소법원의 판결이다.
영국 인터넷 매체인 인디펜던트(Independent)에 따르면 현지 항소법원은 지난주 크레이그 라이트가 거짓 주장으로 법정을 모독했다며 1년의 징역형과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크레이그 라이트가 지난 2023년 가상화폐 기업 및 비영리단체인 코파(COPA)를 대상으로 진행한 소송에서 스스로를 비트코인 최초 개발자라는 거짓 주장을 펼쳐 법정을 모독했다는 것이 영국 재판부의 입장이다.
코파는 트위터 창업자이자 미국 금융기술(핀테크) 기업인 블록(Block)의 잭 도시(Jack Dorsey) 최고경영자가 만든 ‘가상화폐 특허 개방 연합체(얼라이언스)’다. 비영리기구인 코파는 특정 업체의 가상화폐 관련 기술 독점 및 혁신 저해 방지를 위해 설립됐다.
크레이그 라이트는 지난 2023년 코파를 비롯한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13명과 블록스트림(Blockstream), 코인베이스(Coinbase) 등의 업체를 상대로 비트코인 백서, 파일 구조, 블록체인 데이터베이스 권한과 관련해 자신의 저작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그는 코파와의 법정싸움에서 스스로가 비트코인 최초 개발자라며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에이비씨비트코인 가상화폐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권리와 저작권 및 청구권 포기를 제안했다.
크레이그 라이트는 지난 10월에는 비트코인 프로토콜 업그레이드가 기존 설계 방향대로 진행되지 않아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며 비트코인 네트워크 개발자들을 상대로 11억 8천만 달러(한화 약 1조 7,104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크레이그 라이트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코파의 변호인단은 그가 비트코인 최초 개발자를 사칭하며 재판장을 모독하고 있다며 징역형 선고를 요청했다.
양측 법적 다툼을 심판한 영국 항소법원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월 19일 크레이그 라이트가 현지 재판부의 명령을 명백히 위반했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법정을 모독했다며 징역형과 집행유예 및 14만 5천 파운드(한화 약 2억 6,449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영국 항소법원이 크레이그 라이트가 재판부의 명령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판단한 배경에는 지난 3월 영국 재판부의 판결이 있다.
영국의 제임스 멜러(James Mellor) 판사는 올해 3월 크레이그 라이트와 사토시 나카모토는 동일 인물이 아니라고 법적 결론을 내렸다. 제임스 멜러 판사는 그레이크 라이트가 자신이 비트코인 최초 개발자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문서를 위조했으며, 일관성 없는 진술로 신뢰도를 훼손시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크레이그 라이트는 자신에게 내려진 징역 1년의 실형 선고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영국 항소법원 재판에 화상을 통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은 12월 23일 오전 현재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1.52% 하락한 1억 4,5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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