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한 'K리그1 영플레이어' 출신 한국인 공격수 양민혁(18)이 드디어 토트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 땀을 흘렸다.
특히 그의 첫 훈련을 토트넘 캡틴이자 한국 대표팀 주장인 대선배 손흥민(32)이 웃는 얼굴로 바라보면 장면이 공개돼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토트넘은 지난 2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에 계약한 양민혁이 '홋스퍼 웨이'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라며 "지난달 K리그1 강원FC에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 양민혁은 내년 1월 1일 팀 합류를 앞두고 이번 주 영국에 도착했다. 양민혁을 환영한다"라고 전했다.
'홋스퍼 웨이'는 토트넘 훈련구장의 이름이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A매치 기간 빌려 쓸 정도로 축구종가 영국에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던 해리 케인이 잉글랜드 대표 선수로 '홋스퍼 웨이'에 돌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트넘은 양민혁이 '홋스퍼 웨이' 실내 훈련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특히 양민혁보다 14살이 많은 '캡틴' 손흥민이 먼발치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양민혁은 2024년 K리그 최고의 샛별로 맹위를 떨쳤다.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에 합류한 뒤 뛰어난 활약으로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따낸 양민혁은 지난 7월 토트넘 입단을 확정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K리그1 38경기 전 경기에 출전한 양민혁은 12골 6도움을 올리며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아울러 MVP 후보 최종 3명에도 들면서 2024년 K리그1을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6년 계약을 체결했으나 강원FC가 올시즌 종료할 때까지는 남기를 원해 임대 신분으로 강원에서 6개월을 더 뛰었다.
그리고는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토트넘에 합류했다.
양민혁은 출국할 때 손흥민을 '선수'가 아닌 '형'으로 부르고 싶다는 소망을 남겨 시선을 모았다.
지난 9월 A매치 소집 이후로 손흥민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는 그는 "아직 손흥민 선수와 많이 만나보지도 못했고, '형'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가서 좀 더 얘기를 나누고 친해진 후에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어 "한국 축구 레전드인 손흥민과 함께 뛰는 모습도 상상했다"며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 얼른 빨리 가서 내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뛰고 싶다. 형한테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 테니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런던 도착 전 손흥민에게 영상 편지도 남겼다.
그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자신의 토트넘 훈련 첫 날 장면을 지켜봤으니 손흥민을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날도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전망이다.
반면 손흥민은 지난 9월 한 동영상채널을 통해 양민혁에 대해 토트넘 생활에 대한 적응은 돕겠지만 자신의 자리는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양민혁에게 프리미어리그 세계의 냉정함을 설명해 화제를 모았다. 스스로 경쟁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선수가 돼야 한다는 조언을 남긴 것이다.
손흥민은 당시 "(양민혁에게)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며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피지컬,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게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고 직설적인 답변을 해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막상 양민혁이 토트넘 멤버가 되자 주장으로서, 한국 축구 선배로서 첫 날부터 찾아와 '아빠 미소'로 그를 격려했다.
손흥민은 21일 동영상채널 '해이터스(Hayters) TV'와 인터뷰를 통해 "내 모든 걸 다할 것이다. 내가 아빠처럼 도울 수 없어 양민혁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양민혁을 도우려고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
양민혁은 1월1일 이후 영국 노동청으로부터 워크퍼밋을 발급받고 토트넘 정식 선수가 된다.
사진=토트넘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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