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FA(자유계약) 자격 취득 후 한 달 넘게 도장을 찍지 못했던 임기영이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 잔류를 택했다.
KIA 구단은 21일 "계약 기간 3년, 총액 15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에 투수 임기영과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KIA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대해서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선수"라며 "2025시즌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마운드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2012년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4년 말 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고, 상무(국군체육부대) 전역 이후 KIA에서 활약했다. 올해까지 1군 통산 285경기에 등판해 867이닝 51승 59패 2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마크했다.
임기영은 지난해 64경기 82이닝 4승 4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하지만 올해 37경기 45⅔이닝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했다. FA를 앞두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임기영은 22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좋으면서도 아쉽다"고 운을 뗀 뒤 "올 시즌 좀 더 (몸 상태가) 괜찮았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계약이 더 늦어지지 않은 게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반반이었던 것 같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신청 전에 심재학 단장님과 따로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팀에 남고 싶다고 많이 얘기했고, KIA에 남게 된 것 같다. 계속 단장님께 'KIA에 남고 싶습니다, 잘해주십시오'라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부터 흐름이 꼬였다. 임기영은 3월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불펜피칭을 하다가 왼쪽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꼈고, 병원 검진 결과 왼쪽 내복사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그러면서 두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임기영은 부진을 거듭했다. 부상을 경험하면서 멘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임기영은 "부상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다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또 그는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바로 다쳤고, 또 빨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결과가 더 안 좋게 나온 것 같다"며 "부상 이후에는 조금만 좋지 않아도 불안하더라. 던지는 데 영향이 좀 있었던 것 같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몸 상태는 괜찮았는데, 혼자서 계속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시즌 막바지까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임기영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IA가 구단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임기영은 웃을 수 없었다. 그는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가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한국시리즈가 진행될 때 아예 야구를 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분이 좋은 상태가 아니라서 야구를 보다가도 텔레비전을 껐고,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했다. 팀이 우승해도 좋은 게 아니라 분한 마음이 더 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단장님께도 솔직히 기분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고 말씀드렸다. 엔트리에서 탈락했는데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시즌은 지나갔다. 이제 임기영은 2025시즌을 바라본다. 선수를 향한 KIA의 믿음엔 변함이 없다.
KIA 관계자는 "임기영 선수 같은 경우 어떤 역할을 맡아도 다 할 수 있는 선수다. 또 우리 팀에 옆구리 투수가 부족했다. 불펜의 다양함과 변화를 위해서 옆구리 투수가 있어야 한다. 임기영 선수가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고 얘기했다.
임기영은 "평균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는 기사를 봤는데, 가장 먼저 그런 부분을 신경 써야 하지 않겠나. 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조정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올 시즌 너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팬들께 죄송하다. 내년에는 2023시즌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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