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비예나(뒤)가 22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홈경기 도중 상대 블로커 사이로 스파이크를 터트리고 있다. 의정부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손해보험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딛고 2연승을 달렸다. 최근 불거진 사령탑 선임 논란과 갑작스러운 홈구장 이전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중한 승점 3을 챙겼다.
KB손해보험은 22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 25-23 25-21)으로 이겼다. 주포 비예나(19점·공격 성공률 65.22%)가 한국전력 마테우스(13점·40.74%)를 압도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이로써 KB손해보험(7승9패·승점 21)은 삼성화재(5승11패·승점 20)를 5위로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3위 우리카드(8승8패·승점 21)에 다승에서 뒤진 4위다. 한국전력(7승9패·승점 16)은 4연패에 빠지며 6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최근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한 값진 승리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개막 직전 미겔 리베라 전 감독이 사임한 뒤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 체제로 분투하던 와중에 남자배구국가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하며 논란을 낳았다. ‘전임감독제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결국 18일 라미레스 감독 선임을 철회했다.
홈구장 역시 문제였다. 지난달 28일 의정부시가 ‘정밀 안전진단에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와 의정부체육관을 폐쇄해야 한다’고 밝힌 뒤 셋방살이를 이어가고 있었다. 연고지 의정부에서 남은 홈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민대체육관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지만, 프로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는 작은 경기장이라 걱정이 컸다.
분위기가 좋을 리 없는 상황임에도 블랑코 대행은 경기력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날 한국전력전에 앞서 그는 “경기장 높이나 코트 바닥 등 경기 외적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아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한 보람이 있었다. KB손해보험은 공격 성공률(46.83%), 서브 에이스(5개), 범실(18개), 블로킹(11개)에서 모두 한국전력(40.22%·1개·22개·7개)에 앞섰다. 나경복(7점·43.75%), 황경민(6점·35.29%) 등 비예나의 조력자들이 많았던 KB손해보험과 달리 한국전력은 서재덕(5점·31.25%)과 임성진(8점·38.89%)마저 침묵하는 바람에 영패를 면하기도 어려웠다.
고비였던 2세트를 잡은 게 결정적이었다. 2세트 21-18에서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 구교혁의 시간차 공격과 퀵오픈 공격, 윤하준의 오픈 공격으로 3연속 실점했다. 23-23까지 흘러가며 2세트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지만, 상대 신영석의 서브 범실과 황택의의 블로킹을 묶어 웃었다.
KB손해보험은 결국 3세트에 승부를 마감했다. 23-21에서 상대 임성진의 서브 범실과 황택의의 서브 에이스로 완승을 거뒀다.
의정부｜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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