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신건강 고위험군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할 Wee클래스 전문상담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들은 상담 외에도 부수적인 업무까지 맡는 등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 원활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문상담교사는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사로, 일선 Wee 클래스 등에서 상담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인천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은 42.3%에 그친다. 548개 학교 중 220개교에만 상담교사가 있다. 이는 서울(47%), 경기(47.2%), 광주(49.2%) 등과 비교해도 부족한 수준이다.
반면, 인천의 정신건강 고위험군 학생은 2022년 755명, 2023년 1천100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930명에 이르는 등 학교 현장의 전문상담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인천지역 상담교사들은 상담 이외에도 학생 지도 등 다른 업무까지 맡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학생상담 지원 조례에는 ‘상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업무 부과를 지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인천전문상담교사노조 조사에 따르면 55개 고등학교 중 33개 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들이 상담 외 다른 업무를 맡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도 78개 학교 중 절반이 넘는 43개 학교에서 상담교사들이 상담과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한 고등학교의 전문 상담교사 A씨는 “상담업무 외에도 창의적 체험 학습 시간의 학생 지도 등 일이 너무 많다”며 “(학교 측이)다른 학생지도나 교육 업무를 요구하면 상담교사 입장에선 거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담 자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 다른 일까지 하다 보니 시간에 쫓겨 본청 Wee 센터로 넘길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상담교사가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배승민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상담을 한다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담과 다른 업무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전문상담교사를 더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상담교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상담교사가 최대한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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