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벽 앞으로 집회측 추산 3만·경찰 추산 4천명 결집
집회 주최측 "사당역까지 행진 후 한남관저 앞 추가 집회"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대통령 한남 관저를 향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들이 경찰 차벽과 이틀째 대치 중인 서초구 남태령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퇴진행동)은 22일 오후 2시부터 남태령역 앞 도로에서 '농민 행진 보장 촉구 시민대회'를 열고 경찰의 차벽 철거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오후 3시 기준으로 경찰 비공식 추산 4천명, 집회 측 추산 3만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K팝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거나 '차 빼라', '윤석열 탄핵'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뿐 아니라 야권 정치인들도 여럿 목격됐다.
트랙더 뒤쪽 연단에 오른 전농 '전봉준 투쟁단' 이갑성 서군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됐지만, 내란 잔당이 구속되거나 처벌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농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농의 전봉준 투쟁단 소속 트랙터 30여대와 화물차 50여대는 전날 정오께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에 진입하려다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저지된 뒤 그 자리에서 밤을 새우며 이틀째 대치 중이다.
지난 16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출발한 시위대는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광화문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장으로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서울경찰청은 교통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제한 통고'를 했다.
집회 측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청을 찾아 사당역까지 행진을 약속받았다고 오후 4시께 공지하기도 했으나, 아직 대치 상황에는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사당역 행진 후 한남관저 앞에서 추가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퇴진행동'은 경찰의 차벽은 집회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계엄 사태의 피의자인 정보사령부 정모 대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도 이날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방배경찰서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전농의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이 차벽을 세우고 과천대로 양방향을 통제하면서 전날부터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트랙터로 경찰버스를 들어 올리려고 한 운전자를 경찰이 끌어내리고, 트랙터 유리창이 깨지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해 밤사이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강추위 속에서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병원 등에 후송되는 집회 참가자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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