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손흥민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각 리그 1위팀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엔 스페인 3대 명문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9월부터 비밀 접촉설이 나돌던 그 팀이다. 마침 스페인 라리가 1위로 전반기를 마천 터라 더욱 시선을 끈다. 토트넘에선 무관 아쉬움을 갖고 있는 손흥민의 상황이지만 눈을 돌리면 우승할 수 있는 팀들이 그의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사 최초로 스페인 라리가 3대 명문 구단 중 한 곳에 입성하는 일이 가능할까.
손흥민이 현 소속팀 토트넘을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다면 한국 축구사 역대급 블록버스터 이적이 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손흥민 소식을 자주 다루고 있는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가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가능성을 알렸다.
매체는 지난 20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며 "내년 6월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향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피차헤스가 언급한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는 바로 손흥민이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24골을 퍼부어 통산 득점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최고 수준의 공격수다.
영국 언론에서 수 차례 알린 것처럼 손흥민은 내년 6월 현 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다만 토트넘이 손흥민과 현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는데 이를 활성화하지 않는다면 새해 1월1일부터는 2025-2026시즌 입단을 전제로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이적 협상이 가능하다. 보스만 룰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피차헤스에 이어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행선지 후보 중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있음을 알렸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21일 "라리가 빅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토트넘 스타를 위해 헐값 이적을 계획하고 있다"며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북런던을 떠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며 "32세인 손흥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타깃이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같은 날 "아틀레티코는 내년 여름 자유계약을 통해 손흥민 영입할 모든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매 시즌 강해졌고,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됐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없기 때문에 아틀레티코는 손흥민이 이적을 결정한다면 최고 수준에서 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괜찮은 행선지가 될 수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1년부터 13년째 지휘하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강력한 카운터어택 스타일 축구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역습 축구는 스피드가 좋고 패스 능력까지 갖춘 손흥민이 나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제격일 것으로 분석된다.
훌리안 알바레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투톱을 꾸리고 있는데 1991년생 그리즈만이 조만간 미국으로 진출할 것이란 설에 휩싸여 있다. 그리즈만이 미국으로 가면 손흥민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게 피차헤스의 설명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창단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11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한 시즌은 2020-2021시즌이다. 스페인 FA컵인 코파델레이 트로피도 10번 들어올렸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도 3번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시즌 라리가 선두라는 것이다. 킬리안 음바페를 보강한 레알 마드리드, '제2의 메시' 라민 야말이 쑥쑥 성장 중인 FC바르셀로나의 기세가 대단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2일 바르셀로나를 적지에서 2-1 역전승을 챙기면서 승점 41을 기록, 승점 38인 바르셀로나, 승점 37인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전반기를 1위로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6개 팀 중 11위를 달리면서 토너먼트 진출이 유력하다.
손흥민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이번 시즌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다음 시즌 구상에 포함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손흥민이 시메오네 감독과 결합하면 토트넘에서 그토록 힘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지난헤 한국 투어를 와서 맨시티와 격돌하는 등 한국 마케팅 혹은 아시아 마케팅에도 관심이 크다. 손흥민의 입단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여러모로 '혜자' 계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흥민의 거취가 본격 도마 위에 오르던 시기에 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다.
지난 9월에도 피차헤스가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거론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라면서 "알바레스를 데려온 구단은 스쿼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이름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빼어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손흥민 대리인이 비공식 접촉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손흥민은 내년 1월1일부터는 다음 시즌 이적을 전제로 전세계 모든 구단과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 측 관계자가 물밑 타진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차헤스는 "손흥민은 32살이 됐으나 최고 수준에서 변함 없이 훌륭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며 "무엇보다 2025년 6월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적시장이 제공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맺지 못하고 있다"며 토트넘 시각과 달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당장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묘한 점은 비록 토트넘에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으나 내년 여름 자유계약으로 풀릴 수 있는 손흥민에 대해 각 리그 1위팀이 달려든다는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외에 독일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는 해리 케인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 이강인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1 1강 파리 생제르맹이 손흥민 영입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을 당장 다음 달에 이적료 주고 데려가고 싶다고 밝힌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도 이번 시즌 선두 팀이다.
그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을 수수방관하는 형국이다.
반면 토트넘은 싸늘하다. 미국 ESPN은 최근 토트넘의 이적시장을 다루면서 손흥민 재계약이 구단의 1순위 이슈임을 전하고는 "손흥민은 다년 계약을 원하지만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촉박하지 않다"고 했다. 그런 예측 속에서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 행사하는 것도 주저하는 모양새다.
토트넘이 옵션을 활성화하면 내년 여름 손흥민을 데려가려는 팀들은 이적료를 토트넘에 지불해야 한다.
다만 토트넘의 일방적인 의지대로 손흥민 1년 연장 옵션 행사하기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어 그의 거취는 한국을 넘어 유럽 축구 이적시장 최대 궁금증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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