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
내년 1월 8일 열리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62) 현 협회장, 허정무(69) 전 축구 대표팀 감독, 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허정무와 신문선 후보자는 이달 초 출마 선언을 했고, 정 회장은 앞서 19일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사항을 언급하면서 4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4연임 도전에 여론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의 제54대 협회장 임기 당시 벌어진 여러 논란 탓이었다. 실제로 3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몽규 협회장의 4선 도전을 반대하는 의견은 무려 61.1%였다. 주된 이유는 독단적인 운영 체계(30.8%), 집행부의 무능력·무원칙(27.1%) 등이 꼽혔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4연임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가 당선되더라도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29일부터 축구협회의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홍명보(55) 감독의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차입금 실행과 보조금 집행, 비상근 임원 급여성 자문료 지급, 지도자 자격 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지난달 5일 브리핑을 통해 ‘회장 등 관련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정 회장은 출마 기자회견 당시 해당 사항과 관련해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그러나 어떻게 설득하겠다는 근거는 전혀 없었다. 의혹을 해결하는 것보다는 문체부의 일방적인 ‘오해’라고 규정하고, 무조건 설득해 보겠다는 것이 이번 기자회견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에게 중징계를 요구한 쪽이 문체부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정몽규 협회장의 ‘설득’은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펼치겠다”고 했지만, 그간의 행적을 살펴본다면 기대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울러 부정선거 의혹까지 제기됐다. 허 후보자는 21일 “협회가 회장 선거에서도 공정과 상식을 저버린 관리·운영 상황이 드러났다. 협회의 한 고위 임원에게 이미 선거인 명단이 유출됐고, 해당 임원은 이 명부를 바탕으로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제보도 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협회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12년 만의 경선은 물음표가 계속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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