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만노조 손 들어준 트럼프…내년 글로벌 공급망 혼란 예고

美 항만노조 손 들어준 트럼프…내년 글로벌 공급망 혼란 예고

한스경제 2024-12-22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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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항 레드 훅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회원들이 파업을 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제공
지난 10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항 레드 훅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회원들이 파업을 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항만자동화 반대를 이유로 노사분쟁을 겪고 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측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폭탄이 예고된 상황에서 항만노조의 파업 재개 가능성 또한 높아지며 글로벌 공급망 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ILA 해럴드 대겟 회장과 데니스 대겟 부회장을 만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ILA 측 지지의사를 담은 글을 게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항만자동화로 절감된 돈은 미국 노동자들의 고통, 상처, 피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큰 특권을 위해 외국 기업들은 미국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 수익을 외국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고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ILA 해럴드 대겟(오른쪽) 회장과 데니스 대겟(왼쪽) 부회장을 만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ILA 제공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ILA 해럴드 대겟(오른쪽) 회장과 데니스 대겟(왼쪽) 부회장을 만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ILA 제공

ILA는 임금 인상과 항만자동화 반대를 이유로 지난 10월 약 50년 만에 파업을 실시했다. 당시 3일 간의 짧은 파업 이후 ILA는 미국해운연합(USMX)과의 계약 연장과 임금 62% 인상에 합의하며 항만에 복귀했다. 그러나 해당 합의는 2025년 1월 15일까지 항만자동화 등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임시 합의에 불과했다.

지난달 이뤄진 회담에서 양측은 ‘반자동 레일장착형 갠트리크레인(RMG)’ 활용에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또 한번 결렬됐다. 데니스 ILA 부사장은 “해당 ‘반자동화’ 시스템은 실제로는 95% 완전 자동화돼 있으며 컨테이너 배치의 마지막 단계에만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LA 노조는 항만자동화가 일자리를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USMX는 항만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만자동화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LA는 미국 서부 항만의 부분 자동화 도입 후 인력 5%가 감축된 결과를 사전에 학습한 만큼 항만자동화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 야기될 일자리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항만은 높은 화물 처리량에도 불구하고, 노후화된 인프라로 인해 예기치 않은 공급망 혼란이 발생할 경우 드러날 취약성이 지속해서 지적돼왔다. 영국 해양정보회사인 로이드리스트(Lloyd‘s Lis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뉴욕·뉴저지항, 로스앤젤레스(LA)항, 롱비치(LB)항의 물동량 처리량은 전세계 상위 20위 내를 기록한 반면, 세계은행(World Bank)의 세계 컨테이너 항만 성과지수에서는 300위권에 머물렀다.

USMX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 USMX, ILA 모두 항만에서 미국인 일자리를 보호하고 추가한다는 목표를 공유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근로자 안전을 개선하고 항만 효율성을 높이며 항만 처리량을 늘리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입증된 최신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LA 측은 추가적인 파업 없이 새로운 마스터 계약을 합의하기 위해서는 USMX의 제안서에서 자동화 또는 반자동화 장비와 관련된 모든 명시를 삭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0월 텍사스주 시브룩의 베이포트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 게티이미지 제공
지난 10월 텍사스주 시브룩의 베이포트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 게티이미지 제공

내년 ILA의 재파업 가능성, 중국 춘절시기와 맞물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위협 등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예고하면서 전세계 선주와 화주들은 비상대책을 마련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화주들이 수입품을 운송하기 위해 컨테이너를 놓고 경쟁하면서 화물 컨테이너 가격은 급등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모니터링 플랫폼인 컨테이너 엑스체인지(ContainerXChange)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북미는 지난 90일간 평균 컨테이너 가격이 20%로 전세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항만 내 컨테이너 적재량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남부 캘리포니아 항만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비슷한 기록으로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Mearsk)의 찰스 반 데어 스테인 북미지역 사장은 “화물이 서부 항만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거래량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적인 중단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물량이 앞으로 당겨지는 등 거래량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고객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파업이 발생한다면 2025년 1월16일 00:01시에 선박 운항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사의 전담팀은 모든 작업이 노동 중단 전에 완료되도록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소매산업협회(RILA)의 제스 댄커트 공급망 담당 부사장 또한 “많은 기업들이 잠재적인 노동 차질과 새로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몇 달 동안 비상 계획 모드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품을 전면 적재하거나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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