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취한 채로 손가락을 썰 뻔한 썰.txt..

지난 주말에 취한 채로 손가락을 썰 뻔한 썰.txt..

꿀잼 저장소 2024-12-21 19:46:27 신고

지난 주말에 취한 채로 손가락을 썰 뻔한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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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나간 토요일 오후

나는 요즘 매주 서울로 올라와 할아버지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러 간다.

우리 부모님과 위에 계신 고모 세 자매가 번갈아가며 할아버지의 수발을 도와드리기에

자연스럽게 할아버지댁은 고모사촌간의 교류의 장이 되었는데

그날 나는 떡고물로 고모들이 갓 수확한 쪽파 두 묶음을 받고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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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약 3시간동안 오랜만에 술을 떡이 되도록 마셔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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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10시즘 어떻게는 정신줄을 잡으며 화성에 있는 자취방에 도착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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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은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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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은 일요일 오전 6시

얄궂은 생체시계때문에 자동기상해버린 나

다시 자고싶었지만 바로 몰려오는 불쾌감과 갈증에 나는 냉장고로 갈 수밖에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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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열자마자 기억에도 없던 존재가 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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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손질돼 소분된 쪽파 3박스였다.

뿌리채로 갖고왔을텐데 너가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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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당황하기 시작한 나… 그리고 다시 어제밤에 무었이 있었나 되짚어보았다…

술판에서 몇병을 마시고, 무슨대화를 나눴고, 어떻게 집에 들어갔는지까진 기억이 났다

그리고 나에게 남은 증거는

1. 자취방 바닥에 희미하게 흩어져있는 흙

2. 12시 정각을 보았던 흐릿한 기억

3. 언제 마셨는지 기억에도 없는 하이네켄 2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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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톱 사이로 꽉꽉 들어찬 신선한 흙

그렇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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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쳐잔게 아니라

필름이 끊긴채로 쪽파의 뿌리를 자르고

껍질을 벗긴 뒤 반으로 썰어

키친타올을 깐 락앤락에 소분시킨 뒤

하이네켄 두 캔을 더 쳐먹고 12시에 잠에 든 것이었다.

수수께끼는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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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시발 지랄하네

손가락 다 절단할뻔했네

이렇게 술에 떡이 된 적은 거의 10년만이라 크게 당황한 나

주사가 쓸데없이 가정적이라는 데에 놀랐고

열 손가락 다 생채기 없이 멀쩡하다는 것에 전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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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나이를 조금 먹기 시작하니 주량이 확 떨어진게 느껴지는 해프닝이었다

옛날엔 빨간소주 7병 먹고도 집에 트름하면서 걸어갔는데

이젠 소맥 4병 말아먹고 간당간당하다니

정말 술은.. 줄이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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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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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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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발 햇쪽파로 만든 해물파전에 술을 빼먹어? 그건 유죄지

이것까지만 마시고 그만 마실거야

꿀잼/저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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