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선배 안정환이 이루지 못한 꿈을 손흥민이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손흥민이 한국 축구사 최초로 스페인 라리가 3대 명문 구단 입단을 노린다.
이미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휩싸인 것에 이어 수도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또 다른 유력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동할 수 있다는 보도가 다시 한 번 나왔다.
그간 한국 선수들은 스페인 중하위권 구단에 여럿 입단했고 이강인이 나름대로 역사와 전통을 갖춘 발렌시아에서 뛰었다.
이제는 3대 명문 구단 중 한 곳을 노리고 있다. 손흥민이 갈 가능성을 높였다. 손흥민이 현 소속팀 토트넘을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다면 한국 축구사 주목할 만한 핵폭탄급 이적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가 이를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20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며 "내년 6월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차헤스가 언급한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는 바로 프리미어리그 현역 통산 득점 랭킹 2위(124골)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계약 만료까지 6개월을 앞두고 있으며, 토트넘이 현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불과 열흘 뒤인 새해 1월1일부터는 보스만 룰에 따라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이적 협상이 가능하다.
피차헤스는 "토트넘의 역사적인 선수 손흥민은 런던에서 빛나는 시절의 마지막 장을 써내려갈 수도 있다"며 그와 토트넘의 계약이 교착상태에 부딪혔음을 알린 뒤 "32세 한국 공격수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7골 6도움을 기록했고 클래스와 재능이 온전함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2025년 만료되는 계약으로 인해 손흥민의 미래는 다각도로 관찰되고 있다.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의 확보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괜찮은 행선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 라리가에선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보다는 살짝 밀리고 다른 팀들은 압도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16강 정도로 분류되는 '언더독'이다. 그러다보니 2011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13년째 지휘하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강력한 카운터어택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데 아직 스피드가 건재하고 패스 능력까지 갖춘 손흥민이 나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제격일 것으로 분석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창단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11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한 시즌은 2020-2021시즌이다. 스페인 FA컵인 코파델레이 트로피도 10번 들어올렸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도 3번 차지했다.
2024-2025시즌에도 바르셀로나, 레알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리그 선두 바르셀로나(승점 38)와 승점 동률을 이룬 채 득실차에 뒤져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6개 팀 중 11위를 달리면서 토너먼트 진출이 유력하다.
사실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흥민의 거취를 두고 막 궁금증이 피어오를 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다.
지난 9월 피차헤스가 한 번 다루긴 했다.
당시만 해도 손흥민이 토트넘과 현 계약 1년 연장하는 게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어서 양측 접촉설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매체는 9월12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라면서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온 구단은 스쿼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이름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빼어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이라고 전했다.
이어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의 기량이 건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32살이 됐으나 최고 수준에서 변함 없이 훌륭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며 "무엇보다 2025년 6월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적시장이 제공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해당 보도가 나오고 3달이 지나도 손흥민의 계약 연장 혹은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번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이 다시 나온 이유다.
피차헤스는 손흥민보다 한 살 많은 프랑스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 앙투안 그리즈만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갈 것이며 이에 따라 손흥민이 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다면 자신과 비슷한 멀티 공격수 선배 안정환이 지난 2006년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다.
안정환은 독일 월드컵 직후인 2006년 8월 스페인행을 추진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단이 유력한 상태였다. 당시 그의 관계자들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가는 게 성사단계에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그러나 안정환의 오피셜은 끝내 나오질 않았고 그는 행선지를 돌려 이듬해 수원 삼성에 입단했다.
손흥민은 이미 빅리그에서 기량 검증이 확실하게 끝났고 마케팅 가치도 폭발하기 때문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결심하면 성사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지난여름 맨체스터 시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25경기 12골을 넣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와도 좋은 콤비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다른 빅클럽과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일 스페인 매체 '엘골디히탈'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하길 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팀내 연봉 10위 안에 드는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내보내고 둘의 연봉으로 손흥민을 데려오려고 한다"고 했다.
손흥민의 고액 연봉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팀 내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연봉 10위 이내 선수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방출하는 게 포르투갈 스타플레이어 출신 바르셀로나 구단 데쿠 디렉터의 구상인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페인 매체 레알마드리드 콘피덴시알은 7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엘링 홀란 다음으로 최고의 선수 2명을 공짜로 영입하고 싶어한다"며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엔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 이적 가능성에 독일 언론이 주목했다. 해리 케인이 가장 데려오고 싶은 토트넘 선수로 손흥민을 지목했다. 비슷한 시간 뮌헨이 손흥민을 윙어 영입후보 2순위에 올려놨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강인 소속팀인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셍제르맹(PSG), 튀르키예 최강 갈라타사라이 등에서도 손흥민 원한다는 보도가 수 차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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