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칼 회사채 고비 넘긴 롯데…헬스케어 매각 검토 ‘재무개선’ 속도

케미칼 회사채 고비 넘긴 롯데…헬스케어 매각 검토 ‘재무개선’ 속도

투데이신문 2024-12-21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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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롯데]
[사진출처=롯데]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의 2조원 대 회사채 조기상환 위기를 넘겼다.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도를 높이며 채권자 설득에 성공한 것이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렌탈을 사모펀드에 넘기고 롯데헬스케어의 매각도 검토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회사채 채권자 집회를 열고 기한이익상실(EOD) 사유에 대한 원인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21일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 특약을 미준수해 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해당 회사채의 특약에 따라 3년간 이자 비용 대비 이자·세금·상각차감전이익(EBITDA)을 5배 이상 유지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기준 4.3배에 그쳐 채권자들에게 만기 전 회수권리가 발생했다. EOD가 발생한 회사채는 총 16개 중 14개로 상환 규모는 2조원대에 이르렀다. 

조기 상환 위기에 직면한 롯데그룹은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설정해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롯데월드타워의 가치는 6조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케미칼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했고 회사채의 신용도는 AA에서 AAA로 상승하게 됐다. 

이제 롯데케미칼이 사채권자집회 결과를 법원으로부터 인가받으면 EOD 문제는 일단락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출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출처=AP/뉴시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해소되더라도 롯데케미칼은 내년과 내후년 각각 9250억원, 735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모습이다. 

부채비율이 80% 내외로 정상 범위에 있다는 점과 기존 자산 매각, 투자축소, 운영효율 강화 등을 통한 차입금 감축이 논의 및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판단의 배경이다. 

특히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중국과 미국 기업들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함에 따라 국내 기업에 상대적 수혜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트럼프 2.0에서 이란 원유 수출은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정유·석유화학 업체의 원가 우위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 러·우 종전 가능성을 감안할 때 한국은  원가 조달 측면에서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지난 2~3년간 극단적으로 어려웠던 경영환경이 트럼프2.0 도래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며 “향후 경영환경과 현금창출 능력의 회복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롯데헬스케어 홈페이지 캡쳐]
[사진출처=롯데헬스케어 홈페이지 캡쳐]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조기상환 위기를 넘긴 롯데그룹은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헬스케어 매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헬스케어 홈페이지에서도 “모든 서비스는 2024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던 산업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4월 700억원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으며, 유전자 검사 전문 업체 테라젠헬스케어와 합작법인 테라젠헬스를 세우기도 했다.

청산 배경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업 재편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비상 경영체제 전환하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중장기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부문을 정리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와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매각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로 1조6000억원 규모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매매대금을 차입금 상환, 글로벌 진출 및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밖에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에 대한 매각설도 나오지만 그룹은 아직 관련 검토는 진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롯데헬스케어는 24일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도 “롯데 주류는 투자은행(IB)의 추측이 반영된 것인지는 몰라도 검토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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