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이 채권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재무 특약조항을 조정했다. 이 덕분에 2조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채권자의 대출금 조기 회수)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만 신용도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사채권자 소집 회의에서 14개 공모사채의 관리 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유지) 조정 안건을 모두 가결했다. 이후 법원 인가를 거쳐 해당 특약은 삭제될 예정이다.
사채 관리 계약을 변경하는 조건으로 롯데케미칼은 신한은행 등 다수 은행의 보증을 추가하고, 사채권자들에게 액면 금액의 0.1%에 해당하는 금액(총 23억여 원)을 특별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재무 특약사항 조정 사채는 향후 은행권 보증사채로 전환돼 보증 제공 주체의 신용등급을 적용받지만, 은행권 지급보증이 제공되지 않는 제61-1회(1700억원 규모) 및 61-2회(800억원 규모) 무보증 사채의 경우 실적 부진과 높은 재무 부담으로 인해 등급 하방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이 등급 조정 가능성을 완화하기 위해선 현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이익창출력 회복, 재무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인 사업구조 효율화, 비핵심 자산 정리 등 실질적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실질적 성과 창출이 지연될 경우 추후 발행하는 사채의 경우 신규 채권자들의 지급보증이나 담보 제공 요구 등으로 조달 여건이 현저히 저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 기준 보유 예금 2조원을 포함해 총 4조원의 가용 유동성을 확보한 만큼 신용등급 하락 등의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 개선 및 투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경량화(에셋 라이트) 전략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 조정과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으로, 올해 10월 말레이시아 합성 고무 생산 법인(LUSR) 청산을 결정했으며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한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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