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규제 대응 재생 에너지 확대, 녹색기술 전환 지원 강화 필요
"공항·항만·철도 '트라이포트' 지속가능한 분산 에너지 구축해야"
[※ 편집자 주 = 글로벌 허브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중립도시'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부산시의 전략과 정책을 점검하는 '기후도시 부산' 기획 기사를 5차례에 걸쳐 송고합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로서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2023년 부산의 전력 자립률은 174%로 지방자치단체 중 최상위로 분류되지만, 원자력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이 97% 이상을 차지하고 친환경 에너지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부산은 재생에너지 100%를 요구하는 'RE100', 무탄소 에너지 100%인 CF100 등 국제사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에너지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강서구 미음·국제물류산업단지 내 700개 기업 지붕 등 유휴공간에 총 380㎿ 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는 사업이 민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7년 태양광 시설이 설치되면 부산시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2.4%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22만t을 감축할 수 있다.
사하구 다대포, 해운대구 청사포, 기장군 앞바다 등에서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민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파괴와 주민 건강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어민 등의 반발에 부딪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탄소중립 달성과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공론화를 통해 갈등을 조율하는 숙의민주주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은 조선, 자동차, 기계, 전자 등 탄소를 배출하는 제조업 비율이 높은 산업 구조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친환경 미래 첨단산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 에너지 대전환과 친환경 기술 개발, 녹색금융을 연계하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분산에너지 특별법 시행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기후테크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 아래 탄소 저감기술(기후테크) 육성, 부산형 분산에너지 특화모델 추진 등 5대 전략과 15개 과제를 2030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에코델타시티와 인근 산업단지(강동, 명지, 대저2, 구랑, 송정, 미음, 생곡, 녹산, 화전, 신호, 지사동) 약 1천600만평 규모를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역에 공급하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해 분산에너지사업자가 수소연료전지, 집단에너지, 태양광 등으로 전력과 열원을 공급하도록 할 예정이다.
에코델타시티에 친환경 에너지를 제공하는 그린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블록체인·해양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등 혁신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기후테크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부산형 분산에너지 특화모델 실증사업으로 블록체인 활용 항만 탄소중립 플랫폼 구축, 산업단지 에너지자급자족형 모델 구축, 전력중개거래 가상발전소(VPP) 육성 등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기후산업 기업이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 융합 플랫폼을 구축해 무탄소에너지 기술개발, 저성장 제조업의 기후테크 업종 전환, 정책금융, 창업 등을 지원한다.
BNK금융그룹, 기술보증기금과 손잡고 전국 최초로 기후테크 기업의 금융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부산시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을 계기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탄소중립 선도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남호석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은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 방안으로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서는 가덕도를 탄소배출이 없는 '탄소중립(넷제로) 섬'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가덕도에는 2029년 말 가덕도신공항이 개항된다.
신공항에 인접한 눌차·두문·천성 지구에는 989만㎡ 규모로 공항 지원시설, 국제업무시설, 지식산업센터, 해양 관광거점,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 물류단지 등 공항복합도시 건립이 추진된다.
남 위원은 "가덕도에 신공항과 부산항 신항, 철도 등 트라이포트와 동북아 물류 플랫폼이 조성되고 있다"며 "대규모 에너지가 공급되는 가덕도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수소 혼합 연소,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석 부산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거점을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이 중요해졌다"며 "대한민국 제2 도시인 부산은 쾌적한 환경을 갖춘 그린 스마트 도시로 전환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과 기후테크산업을 연계해야 글로벌 녹색성장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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