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의 주류 사업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다. 롯데그룹은 자산의 유동화를 위해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한다고 공표하고,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매각 작업에 나서고 있다. 롯데주류 매각설은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롯데칠성의 주류 사업부문은 롯데그룹이 구조조정에 나설 때마다 매각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계열사다. 그룹 내 주력 사업이 아니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사업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5% 감소한 25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5.6%)보다 낮아졌다. 이 기간 음료 사업의 영업이익은 1122억원, 영업이익률은 7.4%로 규모와 이익률 모두 뒤처진 모습이다.
롯데칠성은 '처음처럼'과 '새로'를 중심으로 소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선보인 제로슈거 소주 새로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소주 부문이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맥주 부문에선 기존 '클라우드'와 신제품 '크러시'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이후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계열사의 매각 작업과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로 성장을 도모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현재 렌터카 1위 계열사 롯데렌탈에 이어 부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일부 백화점 점포와 호텔 등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칠성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동 부지 매각설이 롯데주류로 와전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부지는 현재 물류창고 및 롯데렌터카 정비공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각에선 일부 PEF가 롯데칠성의 주류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매각설을 재생산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그룹이 매각 작업 과정에 있는 만큼 거래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시각이다.
PEF가 눈독 들이는 사업은 롯데칠성의 주류 사업부문 중 소주 사업이 꼽힌다. 롯데칠성의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약 15%, 업계 2위로, 국내 희석식 소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수출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과일소주 '처음처럼 순하리'는 50여개 국가로 수출 중인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소주 수출액은 연평균 23% 증가했다.
한편 이번 매각설로 인해 롯데주류가 과거 두산그룹에서 인수된 과정과 유사한 행보를 밟을지 주목된다. 롯데주류는 두산그룹이 지난 2009년 구조 조정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에 인수됐다. 당시 두산그룹도 비주력 사업 매각 작업에 나서면서 주류 사업 매각설에 여러 차례 휩싸였지만 매각을 공식화하기 전까지 극구 부인해왔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주류 사업부문 매각에 대해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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