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및 그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여당 국민의힘의 대응을 두고, 당 중진·원로 정치인들로부터 비판과 우려가 연일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민의힘 중앙위의장을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은 20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염치'는 청렴하고 수치를 아는 마음이고 '파렴치'는 잘못을 범하고도 도무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마음"이라며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너무 극우정당화돼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너무 힘든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김 전 의원은 "'보수'라는 것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50년 넘는 집권 경험의 역량·능력을 갖고 안정을 추구하면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현재 우리 보수진영 자체가 보수라는 말을 입에 담기가 어려울 정도로 극우정당화가 돼 버렸다"며 "극우 보수의 길, 이건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같은 경우는 우리의 자충수"라며 차기 당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해 "지금 국민의힘 전체가 다 수술대 위에 올라가야 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지금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에서, 국민의힘 사정을 잘 알면서 강단이 있고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인사를 어떻게든 발굴해서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 최다선 의원이자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조경태 의원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서 많은 의원들께서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러면서 '탄핵은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이중적인 주장을 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 당이 바로 가려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이미지의 정당이 돼서는 안 되고 대통령과 분리해야 된다는 의견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사실 민주공화정에서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는 정치인은 정치를 할 자격이 없다"며 "지금 대다수 국민들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당이 거기에 반하는 정치, 거기에 반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는 정당의 존재·존립의 이유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계엄 옹호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지금의 대통령과의 분리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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