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당초 계엄은 22시' 尹, 국무회의 늦어지자 당황.. 尹 "국회에 1000명은 보냈어야지"

[이슈] '당초 계엄은 22시' 尹, 국무회의 늦어지자 당황.. 尹 "국회에 1000명은 보냈어야지"

폴리뉴스 2024-12-20 17:31:08 신고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한두달 전 계엄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한두달 전 계엄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내란죄로 탄핵 당한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한두달 전 최소 두 차례 군 주요 지휘관들을 불러 계엄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또, 당초 계엄은 3일 22시에 시작하려 했으나 국무회의가 늦어진 탓에 시간이 지연 됐고 이에 윤 대통령이 당황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은 계엄이 해제되자 국회에 군을 1000명은 투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국회에 군을 투입한 것은 '질서유지 차원이었다'는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尹, 국감 후 11월에 '계엄 4인방'과 회동.. 곽종근 "계엄계획 보고"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월과 11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4명과 두세 번의 저녁 자리를 가졌다. 

특히 검찰은 국정감사 격려 명목으로 모인 11월 회동이 계엄 준비를 위한 자리라고 보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지난 10월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계엄 논의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김용현 장관-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충암고 선후배 관계로 군내 요직을 맡아 계엄령 발령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고, 이에 김 전 장관은 '정치 선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인형 전 사령관 역시 지난 10월 30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계엄 준비 의혹' 질의에 "검토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전혀 맞지도 않고 생각한 적도 없으며 황당하고 이해가 안 간다"며 적극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여 전 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11월 회동 후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11월 중 계엄을 건의했고, 이를 자신이 만류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비상계엄 선포 한달 전인 11월에 계엄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이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도 검찰 조사에서 "11월 회동에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접수해야 할 기관과 작전별 투입 부대 및 병력 배치 등 계엄에 관한 상세 논의까지 이뤄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구체적인 병력 규모도 보고했다고 시인했다. 

'밤 10시 계엄'.. "尹, 국무회의 지연되자 당황·초조"

尹, 계엄 해제 후 "500명? 1000명은 보냈어야지"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신병을 확보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은 당초 22시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국무회의 소집이 늦어져 계획보다 약 30여분 지나서야 계엄이 선포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 조사에서 "비상계엄이 계획대로 당일 오후 10시에 선포됐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의 반대 때문에 계엄 선포 시간이 지연되면서 현장 병력은 "작전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며 동요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일 오후 9시쯤 계엄 선포를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해당 국무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송미령 농림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한 총리와 최 장관, 조태열 장관 등이 국무회의에서 계엄 선포를 만류하면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당초 작전 계획보다 늦어진 밤 10시 27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노 전 사령관에 따르면 정보사 병력은 경기 안양 주둔지에서 대기 중이었고, 노 전 사령관은 이 상황을 지휘 중이었다. 

당초 계획 보다 시간이 늦어지자 김용현 전 장관이 전화로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관위에 투입된 두명의 정보사 대령은 '작전이 취소되는 것이냐'며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1일 경기도 안산 소재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노 전 사령관, 문 사령관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당시 계엄이 밤 10시로 계획된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이 3일 저녁 삼청동 안가에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게 전달한 '계엄 작전 지휘서'에도 계엄 선포 시각은 2200, 즉 밤 10시로 명시돼 있었다.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포고령 1호의 최초 발령 시각 역시 오후 10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일 국무회의 참석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폐회 선언도 없이 나갔다" "대통령이 매우 초조하고 당황한 기색이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후 담화를 통해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것은 '질서유지 차원'이었고, 이 때문에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후 극소수 핵심 참모들과 회의에서 "국회에 (병력) 1000명은 보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수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 약 20분 만인 오전 1시 20분부터 1시 50분쯤까지 30분간 합참 전투통제실 내 결심실에서 김용현 전 장관, 박안수 당시 계엄사령관,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최병옥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과 이른바 '결심실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국회에 병력을 얼마나 넣었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이 "500명 정도"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거봐, 부족하다니까. 1000명은 보냈어야지"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경찰, 한덕수 비공개 대면조사.. 국무회의 참석자 9명 조사 완료

공조본, 문상호 정보사령관 구속영장 청구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경찰 국수본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포함해 계엄 발령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 및 배석한 12명 가운데 9명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총리도 최근 비공개 대면 조사를 실시했으며,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호 장관은 검찰 조사만 받은 상태다. 

공조본은 20일 문상호 정보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사령관은 이날 오후 4시30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결과는 이날 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모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들 중 하나다.

계엄 이틀 전인 1일 경기도의 한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정보사 소속 대령 2명과 함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또, 문 사령관이 지난달 중순께 정보사 소속 대령들에게 공작을 잘 하는 인원 15명을 선발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이밖에 문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함께 계엄 선포 4시간여 전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 모처의 정보사 산하 여단 본부에 HID 요원과 특수임무요원 등 부대원들과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 TF장을 모이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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