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복현 원장은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 및 부동산 전문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발표를 한달 연기한 배경에 대해 "엄정관리 지조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정기검사를 진행했고 이달 중 중감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검사결과 발표를 돌연 내년 1월로 연기해 당국의 기조에 변화가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원장은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그런 의미였다면 '약한맛'으로 이달에 발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칙대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1월에 발표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며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은 달라진 부분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그런 운용 리스크들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그룹의 전체 문제로 보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검사를 했고, 검사 이후 조치에 엄정하게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셀프개정' 논란에도 입을 열었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해 이사의 재임 연령을 70세로 했으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면 최종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함 회장이 연임을 하면 종전 규정은 2년 더 할 수 있지만 새 규정을 적용하면 3년도 가능한 셈이다.
이에 이 원장은 "함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지, 안 할지 공개적으로 확인이 안 된 상태라 '셀프' 개정이라는 판단보다 솔직히 함 회장이 혹여(연임에)도전하면 본인에 대해서는 자기가 규정을 적용 안 받게 하실 분"이라고 평가하며 "하나금융처럼 대규모 선도 금융회사에서 언론인들이 보시기에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함 회장은 하나금융에 애정이 많은 분"이라며 "셀프연임 등 비판 받을 형태로 안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개정된 규정을 함 회장이 본인에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NH농협금융의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해선 "최근 검사를 진행하면서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소통을 많이 했다"며 "금융권 리스크 관리 등을 얘기했고 농민·농업에 대한 특성뿐 아니라 금융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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