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재신임을 통해 리더십을 회복했다.
박 대표 해임 안건이 상정됐던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41% 의결권을 모두 행사한 지주회사의 거센 공세 속에서 박 대표는 54%라는 압도적 득표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임시 주주총회 후 박재현 대표는 “이번 주총을 준비하면서 만난 많은 주주들께서 ‘한미의 분쟁 상황이 빨리 종결돼 한미가 더 발전하길 바란다’고 하셨던 말씀들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약품의 업무가 정상화 돼야한다”며 “그 시작은 지주사가 사업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건의 자해적 고소, 고발의 자진 취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모든 소송 사유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크지만 그동안 대응을 최소화했던 이유는 회사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더이상 참기 어려워 무고 등으로 맞고소 하긴 했지만, 지주회사가 먼저 자진 취하한다면 저 역시 고소 건을 취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을 성원해 주신 모든 주주님들의 뜻을 모아, 한미약품의 브랜드를 재건해 나가겠다”면서 “이제는 ‘잘 해 왔던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 해 나갈 일’에 대해 더욱 노력하고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재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지난 주 임종윤 사내이사가 주주총회 철회를 제안했는데, 응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는지
=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안받은 내용이 없었고, 무엇보다 임종훈 대표의 주주제안을 통해 이번 임시 주총이 열리게 된 것이어서, 두 분간 합의 된 제안인지도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저 역시 이번 임시 주총은 대단히 소모적인 것이라 일찍부터 생각해 왔었기 때문에 임종윤 이사께서 조금 더 빨리 제안을 공식적으로 해 주셨다면 주총 취소도 진지하게 검토했을 것이다.
▲ 최근 임종윤 이사가 물밑 대화를 시도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북경한미약품 경영권 보장을 원한다는 내용이 있던데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고 싶습니다.
= 해당 보도를 저도 확인했는데, 저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 경영권 범위와 관련된 내용은 대주주들간의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가 실제로 잘 모르기도 하고, 안다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하기는 어렵다.
▲ 한미약품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그간의 경험이 현재 대표이사로서의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시는지
= 한미약품에서 품질관리,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부문을 두루 경험해 정통 ‘한미맨’으로서의 자산을 쌓았다.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 품질관리와 생산, 영업과 마케팅, 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 등을 통해 ‘한미가 잘 할 수 있고, 잘 해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저만의 확고한 철학도 갖게 됐다. 한미약품의 모든 부서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고 독려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주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 계획하고 계신 소통 전략이 있는지
= 한미약품이 지난 11월 11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2024 한미약품 이노베이션데이(Hanmi Pharm Innovation Day)’를 보시면, 향후 한미약품이 어떻게 주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한 행보를 보일지 가늠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이사인 제가 직접 주주들 앞에 나서서 한미약품의 경영상황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설명드리고, 앞서 말씀드린 본부장님들도 각자 맡은 영역의 발표자로 직접 나서, 주주님들께 책임질 수 있는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에 속한 경영인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주주님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지속하기 위해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현실성 있는 정책 또한 계획한대로 준비해 나갈 것이다.
▲향후 한미약품 경영 계획과 비전은
= 한미약품은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우선 현재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흩어져 있는 한미 임직원들과 고객, 주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체제에 대한 신뢰를 공고해 나가겠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수시로 환경이 변화해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각 본부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중·장기적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속도를 더해 글로벌 한미로 나아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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