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영선 기자] 국내 증시 저평가에 따른 벨류업은 정부의 주요 과제로 꼽혔다. 이에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젝트'에 따라 '3000피' 기대감이 일었지만, 이에 따른 상법 개정안과 지원안이 지지부진해지며 뚜렷한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다.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국내 기업 실적 우려가 중첩되면서, 하반기 하락세가 장기화됐다. 이에 <한스경제> 는 올해 국내 증시의 주요 이슈를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편집자> 한스경제>
지지부진하던 올해 증시에 하반기 가장 큰 변수를 가져온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였다. 이는 한국은행의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한 금리 인하 단행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으며 정치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증시 폭락은 물론 환율을 끌어올렸으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어둡게 만들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코스피 지수는 2300선을 터치했으며 지부진했던 코스피는 700선을 하회하며 팬데믹 수준으로 추락했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1.8조원을 매도하고 시장을 빠져나가 충격을 주었다.
유가증권 시장은 지난 8월 '블랙먼데이' 폭락장을 기점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는 주요국 중 수익률 -10%를 기록하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10월과 11월 수익률도 각각 -1.43%와 -3.92%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아울러 지난 1주일간(12월 9일~12월 13일)간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는 0.2% 하향됐고, 올해와 내년의 전망치는 각각 0.1%와 0.6% 하향 조정됐다. 전망치가 변동된 종목 비율은 12.3%로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반도체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해 코스피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다만 지난주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투심은 소폭 회복된 모야세다. 이에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무정부 상태' 우려가 개선됐으며 추가 비상계엄 선포를 향한 공포심도 잦아들었다. 이에 236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7.62포인트(+1.12%)가 오른 2484.43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3.10포인트(+0.45%)가 상승한 697.57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코스피가 여전히 2400선에 머물고 있고 코스닥도 700선을 하회한 상태이지만, 비상계엄 직후 대비 완만한 회복세다.
과거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탄핵 정국을 비교했을 때, 증시는 탄핵 정국이 마무리 단계에 이를 때까지 변동성이 확대된 후 사태가 마무리되거나, 조기 대선이 치뤄진 후에야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이후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졌으며 유가증권 시장에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정상화 국면이 재게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탄핵안 본회의 가결 이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지난 14일 탄핵안 본회의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최장 180일동안 심리에 착수한 후, 탄핵 인용 시 60일 내 대통령 재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하장권 LS증권 연구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국민들의 탄핵 비중이 65.2%로 반발이 컸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는 세월호 사태 등으로 국민 반발이 컸던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코스피 상승이 제한적이었으며 20거래일도 지나지 않아 상승 전환에 성공, 외국인 자금도 꾸준한 매수세를 보였다"면서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아직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은 만큼, 올해가 마무리되기까지 증시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윤 대통령이 법적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후 12월 FOMC에서 연준발 쇼크로 환율은 다시 요동치는 상황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전일 종가 대비 16.6원 상승한 1452원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이 연내 최고점으로 전망한1450선을 돌파한 것이다. 환율 1450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날 달러인덱스 또한 전일 대비 0.04%가 오른 108.17을 기록했다. 통상 달러인덱스는 100이 넘으면 높은 환율 수준으로 해석하며, 1400선은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쇼크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 0.6%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9일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보고서에서 코로나 19팬데믹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2024년~2026년 잠재성장률은 2%수준으로, 현재 추세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2024년~2049년에 0.6%대로 계속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동안 우리나라는 정부의 성장률 기여도가 축소됐는데 정치적 여론이 재정수지·부채 관리보다 장기불황 우려에 집중되면 2025년 중반 이후 정부지출 확대로 방향이 변할 수 있다"면서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것은 생산성 개선·산업 경쟁력·자본시장과 노동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제도 변화다"고 강조했다.
장기 성장률 둔화 우려가 중첩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당장 비상계엄으로 인한 연말 타격을 상쇄하기 위한 관건은 외국인 투심이란 의견도 나온다. 하반기 들어 밸류업 기대감이 하락, 내수부진 우려가 심화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부각된 가운데 현 사태 이후 국가 경제에 대한 신인도 하락을 피할 수 없었던 만큼, 외국인 투자 방향에 이목이 쏠린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후, 코스피에서 1조8000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과 반등폭 제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와 건강관리, 기계, 유틸리티, IT 하드웨어 섹터는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내년 동향에 대해 "반등 강도와 외인 수급을 감안할 때 건강 관리와 IT 하드웨어 섹터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유리한 선택지, 밸류업 섹터들은 회복 수준이 아직 높지 않으나 향후 정권 차지 경쟁에서 중요한 구도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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