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J씨(남, 72세)는 발처짐(foot drop)이라는 심각한 신경 마비 증세를 동반한 극심한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해 6년 전 L4-L5 마디에 유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통증은 거의 사라졌으나, 4년 정도 지난 후부터 허리와 엉덩이 부근의 통증이 다시 나타났으며, 걷는 중 다리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정밀 검사 결과, 기존 수술받은 L4-L5 마디의 위쪽 연접 마디인 L3-L4에서 연접부 퇴행 변화(Adjacent Segmental Degeneration, ASD)가 추가로 진행 중임이 확인됐다. 그 결과 L3-L4 부위에서 디스크 돌출과 척추관 협착이 동시에 발생해 신경을 압박하고 있었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최초 수술 당시 사용된 강성이 높은 고정 장치로 인해 수술 마디 전체가 하나로 단단히 고정되면서, 연결된 연접 마디에 운동에 따른 하중이 집중되어 퇴행 변화가 가속화된 상태”라며 “이처럼 척추 수술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재발하거나 새로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라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척추 수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증상을 포괄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척추 수술 시 사용된 이식용 기기로 인해 발생하는 연접부 퇴행 변화(ASD; Adjacent Segmental Degeneration)다.
척추 유합 수술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이식용 기기로는 척추 고정을 위한 추간체고정재와 추간판 간격을 유지하며 골유합을 촉진하는 추간체유합보형재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고정 장치를 사용할 경우, 수술 마디의 관절 가동 범위(ROM)는 급격히 감소하고, 연접된 위·아래 마디의 ROM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척추 운동에 의한 하중이 인접 마디로 집중되게 하여, 결국 연접 마디에서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된다. 이로 인해 통증, 다리 저림, 하지 방사통과 같은 증상이 재발하거나 원래 호소했던 부위와 다른 부위에 새로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나친 강성의 고정 장치는 척추의 생체역학적 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정상적으로 척추 하중은 척추 전방부와 후방부에 8:2 비율로 분배되지만, 후방 고정 장치의 강성이 지나치게 높으면 전방부로의 하중이 차단된다. 이는 하중 분배 비율을 2:8로 뒤바꾸게 되는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척추 하중 구조 역시 연접부 척추 퇴행 변화를 촉진하여, 통증을 더 악화시킨다.
또한 척추는 경추, 흉추, 요추, 천추 등이 일정한 만곡을 이루며 하중을 분배하고 충격을 완충하는 구조를 지닌다. 그러나 척추 수술로 인해 이러한 자연스러운 만곡이 지나치게 강제로 고정되면, 척추의 시상 균형이 무너져 통증은 물론 추가적인 구조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추간공확장술로 치료 가능하다. 특수 키트를 사용해 추간공 내・외측 인대를 절제하여 좁아진 추간공을 넓히고, 넓어진 공간을 통해 염증 유발 물질을 배출해, 물리적·생화학적 요인을 동시에 해결한다”라며 “특히 수술 마디 바로 위 연접 마디에서 퇴행 변화가 극심한 경우, 막힌 수술 부위의 척추관으로 인해 꼬리뼈로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추간공 접근법으로 병소에 직접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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