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컨소시엄이 루마니아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원전 설비 개선 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원전 수출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계약은 19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체결됐으며, 한수원은 캐나다의 캔두 에너지와 이탈리아의 안살도 뉴클레어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사업에 참여한다.
루마니아 정부는 노후화된 체르나보다 1호기의 기기 교체와 지속적인 운영을 목표로 하는 설비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 체결은 한국 원전 기술의 국제적 신뢰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 계약건의 총사업비는 약 2조8000억원으로, 한수원은 주기기 및 보조기기 교체,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건설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한국의 여러 협력업체들도 시공 및 건설에 참여해 팀코리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팀코리아가 해외 원전 계속 운전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하는 사례로, 중수로형 설비 및 시공 수출 외에도 계속 운전 사업까지 원전 수출의 방식이 다양화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원자력 발전소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주요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원전 수출이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추진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를 국정 과제로 설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원전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코리아는 내년 3월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팀코리아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고 체코 정부의 24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원전 수출의 청신호가 들어온 것이며, 한수원은 체코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사업의 계약을 확정한 후, 테믈린 3·4호기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두코바니 사업을 계약한 사업자는 테믈린 사업에서도 우선 협상에 나설 수 있어, 총 4개 호기의 원전 수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만약 루마니아에 이어 체코 원전 수출까지 성사된다면, 팀코리아의 원전 경쟁력은 유럽 시장에서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 여러 국가들이 신규 원전 건설을 고심하고 있어, 추가적인 수출 소식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9일 "체코 측에서는 우리가 탈원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정책에 큰 스윙이 있지 않나 하는 우려는 있다"면서도 "실무 차원에서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체코 측에서도 한국의 원전 기술과 경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한국의 원전 수출은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으며, 루마니아와 체코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전 수출이 한국의 미래 에너지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전 계속운전 시장이 2032년까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의 원전 기업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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