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대한민국이 2가지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내란의 위기, 두 번째는 저출생 위기라고 합니다. 전국보육인대회에 참석한 박문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말입니다. 유보통합 공청회는 결국 무산이 됐고, 전국보육인대회에 모인 보육인들은 '유보통합 재정확보'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올바른 유보통합의 실현 없이는 저출생 위기 극복도 어렵습니다. 교육부가 더 낮은 자세로, 소통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12월 셋째주 주간 뉴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1.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적법히 설치된 어린이집 재산권 인정하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회장 김경숙)는 19일 보육교직원 3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전국보육인대회’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했다.
이번 전국보육인대회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주최하고 교육부와 어린이집안전공제회, 키즈노트(kidsnote), 에듀케어아카데미 후원으로 진행됐다.
조충현 전 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고, 세종특별자치시 보육교사와 경기도 어린이집 원장이 준비한 공연, 드럼과 댄스 전문 공연팀 ‘화려’의 공연 후 허현주, 윤준수 공동 준비위원장의 개회 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행사에는 이학영 국회 부의장, 김문수, 김주영, 윤상현, 윤후덕, 전진숙, 정을호 국회의원, 교육부 강민규 영유아정책국장,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어린이집안전공제회 김영옥 이사장, 한국보육진흥원 조용남 원장, 베이비뉴스 소장섭 국장,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이중규 고문과 박경훈 자문변호사, 행사를 후원한 키즈노트 강아름 총괄이사, 에듀케어아카데미 이창수 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어린이집안전공제회 김영옥 이사장과 한국보육진흥원 나성웅 전 원장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여 받았고, 금정산SK어린이집 박주혜 원장 등 6명이 키즈노트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어서 진행된 보육교직원 정부포상 장관 표창장 시상식에서 강미옥 원장 등 141명이 보육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김경숙 회장은 “유보통합 진행 과정에서 보육 현장은 통합기관 설립과 운영기준, 자격 전환과 추가 학습 부담, 비용 문제, 그리고 정책의 미흡한 현장 반영은 우리 모두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라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정부와 국회에 보육예산 추경 1월안에 실현, 통합기관 설립 및 운영기준 마련 시 적법하게 설치된 어린이집의 재산권 및 운영권 보장, 유보통합 정책설계에 현장의 목소리 반영, 정책과 현장을 잇는 소통 강화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2. 전국보육인대회 찾은 국회의원 7명, 무슨 말 하고 갔을까?
"세익스피어는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성이노라'라고 이야기했지만, 저 윤상현은 '강한 자여, 그대 이름은 대한민국 여성'이라고 외친다. 대한민국의 어머니만큼 위대한 존재가 없다. 그런데, 친부모 이상의 모성애를 가지고 우리 아이들을 케어하시는 보육교직원 여러분들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위대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여러분들을 만나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오늘 제가 여기에 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국민의힘(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국회의원은 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킨텍스 6홀에서 열린 전국보육인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 중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윤상현 의원은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아이가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다.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저 윤상현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여러가지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유보통합 3법이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해주신 유보통합 재정 확대를 위해서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후덕 더불어민주당(경기 파주시갑) 국회의원은 "영유아에 대한 투자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가장 큰 투자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김경숙 회장님께서 결의에 찬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니 여러분들께서 행복하지 않으신 거 같다. 여러분들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후덕 의원은 "보육교직원 처우도 개선하고 보육 재정도 확보해야 하는데 처우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재정도 부족하게만 내놓고 있어서 많이 힘드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 유보통합의 초입에 있는데, 지금도 여전히 법 제도적인 면에서 보육이 차별당하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저는 제대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후덕 의원은 "원장님들께서 늘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최저임금 확보해야 한다는 점과 보육인들의 생활 임금을 꼭 쟁취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라고 말한 뒤, '유보통합 재정확보'라는 구호를 선창하면서 유보통합 재정확보에 앞장설 것이라는 의지를 전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갑) 국회의원은 "올 한 해동안 김경숙 회장을 비롯해 지도부 여러분들께서 정말 수고 많이 하셨고,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3000여 명의 원장님께도 진심으로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주영 의원은 "유보통합을 시행하기 위한 법이 지난해 이맘때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예산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말 이 상태로 가면, 김경숙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내년에 임금을 못받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저도 여러분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늘 여러분들을 응원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주영 의원은 "여러분들이 뜻하는 바대로 유보통합 예산 확보가 충분히 돼서 앞으로 유보통합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교육하는데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의지와 힘을 모으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면서 "30만 보육인들이 뭉치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늘 여러분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문수 더불어민주당(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국회의원은 "저는 아이가 둘이 있는데, 둘 다 어린이집 출신이다. 저희 부부가 맞벌이 부부였는데, 너무나 저희 아이들을 저희들보다 더 잘 보호해주신 것에 대해 지금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보육인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박문수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은 크게 두 가지 위기가 있다. 첫 번째로 친위쿠데타로 내란이 벌어져 민주주의의 위기가 왔고, 두 번째로는 저출생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이 언젠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유보통합이 너무나 중요한다고 생각하는데, 유보통합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다면 저출생 문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박문수 의원은 "김경숙 회장님이 말씀하셨듯이 보육 예산이 동결됐다. 추경예산 때 꼭 증액을 해야한다. 유보통합 시설 기준과 관련해 재산권, 운영권 등에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원장님과 교사분들의 자격 전환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말씀을 잘 새겨듣겠다. 교육위원회에서 유보통합 문제를 다룰 때 유치원에 비해서 절대 불리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 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경기 군포시) 국회의원은 "우리 아이들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는 바로 영유아기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이 급격히 이뤄지기 때문에 보육인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면서 "여러분께서는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학영 의원은 "보육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님의 일상에도 빠질 수 없는 큰 도움 되는 일이다.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여러분이 계셨기에 우리 사회도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유보통합은 커다란 진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학영 의원은 "앞으로 유보통합 과정에서 보육 현장의 목소리가 빠짐없이 전달되도록 국회가 앞장서 노력하겠다"면서 "보육교직원의 권익이 보호되고, 우리 영유아 교육이 최상의 여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보육특별위원장 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광주 북구을) 국회의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바로 아이들의 웃음소리인 것 같다.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대한민국에서 많이 사라지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0.72명이고, 서울은 0.55명이다. 더불어서 아이들의 보육을 담당하고 있는 어린이집도 많이 사라지고, 노인 유치원으로 바뀌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현상"이라며 "대한민국이 저출산 인구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아마 어린이집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전진숙 의원은 "아이들이 잘 자라도록 해주는 것은 바로 보육교사이긴 하지만 그 보육교사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될 문제"라면서 "결국은 보육은 국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진숙 의원은 "지난 16일과 17일 유보통합 공청회가 무산되는 걸 보면서, 정부가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느꼈다. 12월 3일 계엄 사태가 벌어진 것도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강민규 교육부 영유아정책국장에게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을호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유보통합을 왜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유보통합은 아이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우리 원장님들과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한다. 그걸 위해서 정부는 소통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을호 의원은 "유보통합 공청회를 하려고 했다가 무산됐는데, 일방적인 형태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면서 "오늘 강민규 국장님도 와 계시는데, 앞으로 교육부가 우리 원장님들과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을호 의원은 "유보통합 재정 확보를 위해서 교육위원회도 함께하겠다"면서 유보통합 재정확보라는 구호를 현장 참가자들과 함께 외쳤다.
3. 유보통합 공청회 최종 무산... "유·보 모두 이런 통합 원치 않는다"
16일 오후 2시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예정된 유보통합 관련 공청회가 현장의 반발로 무산됐다. 유보통합 이해 관계자들은 저마다 입을 모아 "이런 유보통합은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육아정책연구소와 함께 16일에는 '영유아 교육 보육 통합기관 설립 운영기준(안)' 공청회를, 17일에는 '교원 자격·양성 체제 개편 의견수렴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발표하고, 이후 통합기관 설립 운영기준과 교사 양성 체제 개편 방안을 놓고 정책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공청회는 이 안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현장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됐다.
교육부는 해당 공청회의 자료를 공청회 4일 전인 12일 목요일 저녁 공개했는데, 이 안에는 기관의 유형과 운영 주체, 재산요건, 신규기관 설립주체, 실외놀이터, 면적 및 공간 구성, CCTV 설치, 기본 운영 일수 및 시간, 학급편성, 입학 방식 등이 제시돼 있다. 이를 테면, '국공립어린이집'은 국공립이 아닌 '공영'으로 구분되고, 어린이집 의무 사항이던 CCTV 설치는 유치원에도 확대되며, 통합기관 연령은 0~5세로 하되, 0~2세 기관 입학 방식은 입소대기형, 3~5세는 추첨제로 한다는 내용이다.
교육부 로드맵에 대해 유아보육·교육 현장, 특히 보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회장 김경숙, 이하 한어총)는 공청회 당일인 16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공청회가 보육 현장을 무시하는 '졸속 공청회'라고 규탄하고 보이콧에 나섰다. 공청회 자료 공개가 12일 저녁에야 급박히 이뤄져 이해 관계자들이 충분히 내용을 파악할 수 없어 의견 개진이 어렵다는 점, 한어총과 소통 없이 교육부 개별적으로 보육분야 토론자를 섭외했다는 점, 현행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인정받고 있는 환경도 소급해 부정하고, 불필요한 규제 대상으로 여기는 내용이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회장 허현주)는 국공립어린이집의 '국공립' 이름을 지켜달라는 입장이다. 앞서 교육부는 통합기관 유형을 현행 10개에서 5개 유형으로 단순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이 위탁 운영이란 이유로 4개의 사립 유형 중 지정형으로 구분했다가 철회한 일이 있다. 허현주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며 전국의 영유아와 부모 수요자들의 공급책을 마련하는 때에 국공립어린이집의 역할에 합당한 명칭을 교육부 중심으로 결정하려는 명칭을 거부한다"며, "최소한 현재의 국공립유치원 아동 비율 29%와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비율 28%를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어총 내 법인 단체 등 분과위원회는 "사립형이 아닌 법인형으로 구분하라"고 촉구하는 있는 상황이고, 직장분과위원회는 "국가가 인정한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장에서 공청회 입장을 기다리던 유아교육 관계자는 "현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유보통합을 반대하고 있다"라며 "이런 과정은 유보통합은 그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공청회 현장에서 피켓 시위에 나선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조미연, 이하 한가연)는 공청회 발제문만 보자면 가정어린이집 모두 문 닫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보통합 설립 운영기준 안에서 제시한 시설설비에 대한 경과조치 내용과 면적기준에 대한 내용, CCTV설치 및 운영관리 기준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가연은 "현행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 운영되고 있음에도 현행도 인정하지 못하고 어린이집을 규제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윤지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공청회 패널로 참가하기로 했다. 윤지혜 위원장은 이날 교사노조 연맹 내 가맹노조(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경기교사노조, 충남교사노조, 대전교사노조, 세종교사노조)와 함께 공청회 현장에서 "영아돌봄/유아교육 유보분리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지혜 위원장은 특히 교원 양성 체제 개편에 대해 "무분별한 날림기준으로 단기간에 특별교원을 양성하는 교사자격 남발 문제는 교직개방의 문제이며, 학교체제를 뒤흔들고 부족한 교육예산으로 기존의 유조충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아이들의 발달특성을 무시하는 무차별적인 기관 통합, 교육과정 통합, 법 통합의 문제는 결국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행정편의와 무너져가는 대학과 사립 기관 살리기에 아이들을 볼모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보통합 논의에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계속해서 묵살되고 있음을 주장하며 노조 자체 설문조사 결과 99.9%가 현장의견이 반영되지 않고있다고 응답했고, 98.4%가 0~2세와 3~5세의 분리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윤지혜 위원장은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유보통합 추진을 멈춰야 한다. '이런 식'의 유보통합은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한어총 집행부는 이날 공청회 현장에서 교육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해 16일 공청회과 17일 공청회 취소를 요청했다. 교육부 측은 일단 16일 공청회를 취소하기로 했고, 17일 공청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한어총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17일 열리는 공청회도 취소하지 않는다면, 오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교육부가 제대로 된 유보통합 실행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 "육아휴직 이 좋은 걸 왜 안 써?" 문제는 '소득대체율'
지난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육아휴직자는 19만 5986명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저출생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육아휴직 제도는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용률이 줄어들었을까? 주요 원인으로 여전히 낮은 소득대체율이 지목된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이 여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육아휴직자 중 여성의 비율은 74.3%, 남성은 25.7%로 여성이 약 2.9배 많았다.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2015년 6.0%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2년 27.0%로 정점을 찍었으나, 올해 25.7%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여성 비율은 2015년 94.0%에서 점진적으로 감소해왔다.
2023년 출생아 부모의 당해년도 육아휴직 사용률은 32.9%로, 전년 대비 1.6%p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빠의 사용률은 7.4%, 엄마는 73.2%로 전년 대비 각각 0.3%p와 2.0%p 상승했다. 하지만 휴직자 수로 보면, 2023년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자는 8만 7198명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2023년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세종(37.0%)과 강원(36.1%)이 가장 높았고, 울산(29.7%)과 경남(30.7%)이 가장 낮았다. 출생아 모(母)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울산이 77.1%로 가장 높았으며, 부(父)는 세종이 11.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 육아휴직 보장 기간 길지만 소득대체율은 OECD 최하위
우리나라의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은 44.6%로,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일본(59.9%), 독일(65.0%)에 비해서도 낮으며, 에스토니아·슬로베니아·칠레와 같은 100% 대체율 국가와 큰 격차를 보인다. 우리나라 육아휴직과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27개국 중 우리나라의 소득대체율을 순위로 따졌을 땐 17위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고용보험에 180일 이상 가입된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자녀를 위해 최대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80%로, 상한액은 150만 원, 하한액은 70만 원에 불과하다. 이 중 25%는 복직 6개월 후 지급되는 사후지급금으로 공제돼 실질적으로 받는 금액은 약 112만 5000원에 그친다.
낮은 소득대체율과 더불어, 육아휴직 복직자에 대한 불합리한 인사 관행과 '독박육아' 문화는 여성 경력단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로 인해 여성의 생애 경력곡선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끊어지는 ‘M자 모형’이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내년 1월 1일부터 육아휴직 급여가 현행 150만 원에서 최대 250만 원으로 인상되며, 사후지급금 제도도 폐지된다.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급여는 최대 450만 원까지 지원된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2024년 혼인 건수 증가 및 출산율 반등이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가계와 높은 대출 금리, 복직 후 고용불안 등은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남아 있다.
5. 경총 등 경제6단체, 저출생 극복 릴레이 챌린지 시작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 손경식)와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이하 경제계)는 가족친화 기업문화를 확산하고 출산·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저출생 위기 극복 릴레이 챌린지’를 전개하고 회원기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캠페인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산업계 의지를 다지고, 우수사례를 공유․확산하기 위해 경제단체와 기업의 주요 인사들이 챌린지 표어 “일과 생활의 균형, 경제계가 앞장 서겠습니다!”를 들고 촬영한 인증 사진(또는 영상)과 메시지를 개별 기업 홈페이지나 SNS 채널에 자유롭게 게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챌린지의 첫번째 주자인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일과 생활의 균형은 저출생 위기 극복은 물론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강조하며, “가족친화 기업문화가 산업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출산과 육아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는 근무환경 조성에 기업들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하며, “기업의 자발적 동참을 위해 대한상의도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면서 직장에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라며, “이번 경제계의 ‘저출생 위기 극복 릴레이 챌린지'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인호 무협 상근부회장은 “이번 저출생 극복 챌린지로 경제계를 포함한 모든 산업계에 친가정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일과 가정의 균형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고 강조하며,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중견련이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9%, 고용의 81%를 담당하는 만큼, 중소기업 현장에서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해 중기중앙회도 적극 동참하겠다”라고 언급했다.
경제6단체 챌린지를 이어받아 이달 중 각 단체 회원기업과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등 다수 기업이 후속 챌린지에 참여하여, 자사의 제도와 문화를 주요 메시지로 전파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그 결과는 각사 SNS 채널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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