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찾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은 연말을 맞이해 백화점을 찾은 인파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곳곳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장식이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었다. 행복한 얼굴로 백화점을 누비는 시민들의 표정은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을 확인케 했다. 탄핵 정국 속 시민들은 이제야 마음을 놓고 연말을 즐기려는 분위기다.
연인과 연말 분위기를 느끼고자 백화점을 찾았다는 A씨(24)는 "한창 나라 분위기가 어두워서 친구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며 "이젠 조금씩 분위기가 풀리고 있어 늦게나마 연말 기분을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이랑 예정된 여행을 취소하려고 했는데 취소 안 하길 잘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말이면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뽐내며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빅3 백화점은 연말 특수를 잡기 위해 대형트리, 크리스마스 마켓, 빌리지 조성 등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며 연말 특수 잡기에 불을 지핀 주요 백화점을 찾았다.
지난 주말부터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영패션 5.7%, 남성패션 7.3%, 아웃도어 8.7%, 아동 1.8%, 럭셔리 주얼리·워치 5.3%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도 15% 신장했으며 패션 상품군은 1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영하권 추위로 두꺼운 아우터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말 모임과 선물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색조 화장품 매출 역시 30% 가까이 증가했다.
백화점 내 사탕가게 직원인 B씨(20)는 "주말에 아르바이트하는데 계엄 사태가 발생한 주에는 평소보다 사람들이 덜 왔지만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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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인증샷 핫플' 대결... "누가누가 화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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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보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는 C씨(19)는 "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큰맘 먹고 왔다"며 "제일 기대되는 것은 중앙 천막 앞에서 단체 사진 찍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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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사느라 바쁘다 바빠"... 크리스마스 마켓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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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서 온 D씨(22)는 "연인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그날 줄 선물을 고르고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물건들이 크리스마스 느낌이 제대로 나서 선물용으로 제격이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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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수 놓칠 수 없어요"... 막판 스퍼트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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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연말 선물 수요를 공략한 프로모션에 한창이다. 막판 스퍼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연말 성수기의 매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의 의류 매장은 일제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소비자들은 쇼핑에 열중했다. 점점 매서워지는 추위 때문인지 두꺼운 아우터를 살피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더현대 서울 8층 내 스포츠 의류 매장 직원 F씨(49)는 "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주춤했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신기하게도 탄핵안 가결 다음날부터 매출이 확 늘었는데 2배 정도 뛰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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