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현장 속으로…'돌봄의 상상력'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 모식 템킨 지음. 왕수민 옮김.
역사학자인 저자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전 세계의 미래 지도자들을 가르치며 리더십에 관해 탐구했다.
경제 효과가 불확실한 뉴딜 정책을 편법을 쓰면서까지 사수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라파엘 트루히요의 서슬 퍼런 폭정 앞에 결연히 반기를 든 도미니카공화국 인권운동가 미라발 자매, 민간인 대량 살상의 결과를 예상하고도 공격을 감행했던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의 설계자들.
책에서 다룬 리더들은 좁게는 대통령, 총리, 정부 요인 같은 제도권의 권력자와 넓게는 사회개혁, 저항운동, 반식민지 운동을 이끈 재야 지도자까지 아우른다.
이런 리더들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명료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리더가 성공 또는 실패에 이르는 길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고, 상황에 따라 같은 선택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권력과 공공의 이익은 모순되지 않으며, 공익을 걸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야말로 리더가 지닌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는 점을 책은 일깨운다.
"훌륭한 공직자는 언제나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다. 훌륭한 공직자는 그 자신이 세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는다. 공직자는 그게 국민을 위하는 길일 때만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러지 않을 바엔 공직자의 힘은 아무 가치가 없다. 이것이 바로 공직자가 훌륭한 리더가 되는 길이다. 진정으로 공직에 임하는 것이 곧 리더십이다. 훌륭한 리더십이란 곧 제대로 공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어크로스. 456쪽.
▲ 돌봄의 상상력 = 김영옥·류은숙 지음.
준희와 수연은 장애-비장애 다섯 살 쌍둥이 형제를 둔 부부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 둘의 삶은 복잡해졌다. 매일 새벽 깨는 아이, 각각 어린이집과 재활치료를 가는 아이들 일정, 그리고 당장 해야 할 업무가 여기에 뒤따른다.
부부는 매일 퍼즐을 맞추듯 그날그날의 스케줄을 정하며 간신히 버텨나간다. 게다가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되면서 빠듯해진 살림살이도 불안하다. 더욱이 '자폐아가 있는 가정의 8할은 이혼한다', '아빠들은 장애아 돌봄에서 다 달아난다' 등 세간의 말들도 마음에 남기 시작한다.
'돌봄과 인권'(2022)을 함께 쓴 저자들이 거리로 나가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돌봄 정책 등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모색한 책이다. 저자들은 지난 2년간 자녀 양육, 배우자 돌봄, 노부모 돌봄 등의 당사자부터 각지의 요양병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 발달장애인 단기 거주시설 등을 꾸리는 이들까지 32명을 심층 인터뷰했고, 그 결과를 책에 담았다.
책은 각각의 사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진 않는다. 대신, 아주 간단해 보이는 돌봄의 국면에도 여러 겹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건조하게 보여준다.
코난북스.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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