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금의 위기가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지는 시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미약품 주주들은 박재현 대표와 함께하는 미래를 선택했다.
오늘(19일) 오전 10시 한미약품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안건은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제안으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신동국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선임으로 상정됐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박 대표는 오전 9시38분 현장에 도착했다. 앞서 박 대표가 구성한 전문경영인 협의체 4명의 본부장(박명희 국내사업본부 전무,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 전무, 최인영 R&D센터 전무,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해외영업팀 상무)도 임시주총에 참석했다.
주주제안 측인 형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윤 사내이사는 불참했다.
주총은 33분 지연된 10시 33분에 시작됐다. 한미약품 측은 의결권 위임장 집계 및 확인절차 등이 30분여만에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미사이언스 3월 정기주총과 11월 임시주총은 위임장 집계 및 확인절차 문제로 3~5시간 가량 지연된 바 있다.
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의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는 한미약품이 글로벌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하느냐, 아니면 과거로 회귀하느냐를 놓고 주주님들의 엄중한 선택을 받는 자리다"라며 "오직 한미약품 가치 제고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대표 해임안 부결... 한미사이언스 "매우 아쉬운 결과"
결과적으로 박 대표와 신 기타비상무이사는 한미약품 이사회에 남게 됐다.
이사 해임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는 특별결의다.
박 대표는 53.62% 찬성, 신 이사는 53.64%만의 찬성을 받아 부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1268만214주 중 1021만9107주(80.59%)가 출석했다. 수원지방법원이 최대주주 4인연합이 이달 초 제기한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보유 한미약품 주식 41.42%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해당 주주권이 사용된 것을 감안하면, 이외 대부분의 표는 해임 반대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표는 "우선 한미약품의 업무가 정상화 돼야하고, 시작은 지주사가 사업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건의 자해적 고소, 고발의 자진 취하가 될 것"이라며 "지주회사가 먼저 자진 취하한다면 저 역시 고소 건을 취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번 임시주총에 대해 "주주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며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과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 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문경영인 체제' 한미약품, 10년 내 매출 5조 영업익 1조 목표
이후 박 대표과 전문경영인 협의체 본부장 4인은 20여분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박 대표는 이번 임시주총에 대해 일찍부터 소모적인 것이라 생각해 왔다고 설명했다. 임종윤 사내이사의 주총 철회 제안이 조금 더 빨랐다면, 진지하게 검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주일 만에 주총을 철회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미였다.
이어 박 대표는 한미약품의 R&D(연구개발) 비용과 관련해 "아직 결산이 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사용된 R&D 예산은 1600억원 정도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2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인영 R&D센터 전무는 "R&D센터는 한미약품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파이프라인을 끊임없이 창출해야 하고, 창출되는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경쟁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해외영업팀 상무는 한미약품의 글로벌 유통망에 대해 언급했다. 해외영업팀은 2년여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권역별 필요한 제품군을 타깃해 교두보가 될만한 파트너사를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아직까지 전 세계를 아울렀다고 말하기엔 모자람이 있지만 주요 권역들은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부터는 해당 권역의 타 제약사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글로벌 권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미약품은 10년 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신뢰를 공고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한미약품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속가능성 ▲예측 가능한 경영 상황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수립 세 가지를 꼽았다.
대주주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굳건히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30년 넘게 몸담은 한미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장서 걸으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며 "한미약품이 잘할 수 있고, 한미약품만이 해낼 수 있는 일, 한미약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 더욱 매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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