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4선 도전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정 회장에게 언제까지 축구협회장직을 하고 싶은지 의사를 묻는 돌발 질문도 나왔다. 정 회장은 답변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며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정 회장의 출마 선언문 발표 이후 취재진과 일문일답도 있었다.
현장이 있던 한 기자가 정 회장에게 "4선 도전이 마지막인가?"라고 대뜸 물었다. 그러자 정 회장은 답변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 회장은 "당선되면 다음 축구협회장 후보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에 당선되고 나면 축구협회장을 더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답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열린다. 새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4년간이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전한 정몽규 회장 일문일답 내용이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한 상황인데.
= 최근 몇 개월 동안 협회 운영의 미진한 점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 이런 미진함이 협회 행정의 시스템 문제인지, 나에 대한 문제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질책받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런 점이 현장의 감독과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질책을 받으면서 성찰의 기간을 가진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 팬들도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출마를 고민하면서 축구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펼쳐놓은 사업을 내가 직접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 하지만 가까운 친지들은 '정부 지침에 반해 계속 협회장을 할 수 있겠느냐', '사업이나 개인 신상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걱정해주기도 했다.
팬들의 요구도 충분히 이해한다. 정부와의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도 있었던 만큼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상금(배당금) 배분 문제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왜 선수들이 다 가져가지 않는가'라는 지적이었는데, 어느 나라든 배당금의 30~45%를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유소년 및 여자 축구 발전에 사용한다.
또 아시안컵 유치와 관련해서도 오해가 많다. 축구협회는 유치에 600억원을 베팅했는데, 카타르 등이 1천800억원을 베팅하고 나서면서 유치에 실패했다. 그런 면도 문체부의 감사에 영향을 준 것 같다.
- 축구종합센터나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꼭 '정몽규'가 완성해야 하는 이유는.= '반드시 정몽규가 해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축구협회가 1천7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 700억원 정도 투자했다. 천안시에서는 2천억원 이상 투자한 상태다.
현재 보유한 자금이나 중계권 협상 등을 통해 충분한 재원이 마련된 상태다. 앞으로 문체부를 잘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디비전 시스템 완성도 이해 당사자들을 잘 설득할 자신이 있다.
- 4선 도전이 마지막인가.= 당선되면 다음 축구협회장 후보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당선되고 나면 축구협회장을 더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 축구협회 구성원 내부에서도 4선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제가 미진했건 잘못한 게 있어서 지적이 나왔을 것이다. 저의 기본이 기업인이다 보니 소통보다 효율을 강조했던 것 같다. 협회 직원뿐만 아니라 현장 지도자 등과도 열심히 소통하겠다.
- 현장 축구인들의 분열도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투표를 하게 되면 편이 나뉘기 마련이다. 투표 이후 어떻게 화합하느냐가 중요하다.
-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감독과 신문선 교수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선거 과정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일리 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허 전 감독은 역대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낸 좋은 지도자다. 신문선 교수 역시 열정적인 해설 위원이다. 그분들의 비판을 열심히 듣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 소통을 강조했는데, 어떤 식으로 할 생각인가.= 소통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선거인단을 앞으로 400명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국민적인 의견을 잘 반영하는 소통 구조를 만들겠다.
- 차기 회장 후보 양성에 대한 생각은.=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협회에 들어와 같이 고민하고 일을 했었다. 선수로서 현장 경험뿐만 아니라 행정 경험이 필요하다. 많은 축구인이 행정에 참여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 당선 이후 정부와 갈등이 불가피할 수도 있는데.= 천안축구종합센터의 필요성은 문체부랑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과징금(50억원)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문체부를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문체부의 보조금 중단에 대해선 작년 정부의 보조금 비율은 협회 예산의 16~17% 정도였다. 유소년, 여자축구 발전 등 특정 사업에 들어가는 돈이다. 보조금이 줄면 특정 사업 못할 수 있는 걱정도 되지만 삭감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후보로 나선 허정무 감독이 파주NFC의 병행 사용을 얘기했는데.= 파주NFC는 이미 사용 기한이 끝났다. 시설 개보수도 필요한 상황이다. 계속 사용한다면 월셋집에 비싼 돈을 투자하는 모양새다. 자기 집에 투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인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런 부분을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 같다.
- 다른 후보들이 공개 토론을 제안했는데.= 얼마든지 공개 토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