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도전' 정몽규 회장 "공개토론 응하겠다…질책 겸허히 수용, 힘들지만 다시 섰다 [현장 일문일답]

'4선 도전' 정몽규 회장 "공개토론 응하겠다…질책 겸허히 수용, 힘들지만 다시 섰다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2024-12-19 16:16:50 신고

3줄요약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환 기자)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이 입을 열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4선 연임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정 회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해 미흡한 부분들을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9일 서울시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4선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정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1월8일 열리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 출마를 결정하게 된 배경과 공약 등을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스포츠공정위원회에 대한축구협회장 연임 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어 임원 진출 여부, 재정 기여, 포상 여부 등의 항목을 평가해 최종적으로 정몽규 회장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세 명의 후보들을 제치고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 회장은 이후 2선, 3선에서 경선 없이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HDC그룹 총수인 정 회장은 전북 현대 다이노스(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호랑이(현 울산HD) 구단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 등을 지내며 축구계 발전을 위해 힘썼으나 최근에는 탐탁치 않은 협회 운영 및 행정 문제로 인해 팬들의 여론을 얻지 못했다.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4선 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은 크게 ▲신뢰 회복과 ▲준비된 미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선 ▲신뢰 회복은 공감·공유·공헌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된다. 정몽규 회장은 1)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축구행정 2) 모두가 함께하는 축구 생태계 3)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축구를 약속했다.

▲준비된 미래 역시 세 갈래로 나뉜다. 정 회장은 1) 한국축구 글로벌 경쟁력 강화 2)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3) 성공적인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목표로 세웠다.

취재진 앞에 선 정몽규 회장은 "오늘 저는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입을 연 뒤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는 지난 12년간 많은 분들과 함께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와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과의 일문일답.

-직무 정지 처분에 대한 솔직한 견해, 세 번째 임기에 대한 평가는.


지난 1년 동안, 특히 최근 몇 개월 동안 협회 운영에 대한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많은 질책을 받았다. 이후 많은 고민도 했다. 어떻게 해야,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미진한 점이 있으니 이것이 시스템 문제인지, 내 개인의 문제인지 고민도 많이 했다.

내가 질책받는 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지만 이것이 경기장에서 감독과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여러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나 또한 그런 질책에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천안종합센터가 내년 중 완공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상황이다. 디비전 시스템도 아직 완결됐다고 할 수는 없다. 내가 다시 결심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틀어지면 한참 후퇴할 가능성이 있으니 어느 정도 완성시키는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의견을 여러 곳에서 받았다. 개인적으로 힘들지만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출마에 대한 팬들의 의견은 부정적인데, 당선 이후 자격정지가 된다면 대응 방안은.

축구 관계자들은 내가 계속 마무리해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을 주셨다. 가족을 비롯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사업을 하는 입장인데 어떻게 정부 지침과 반해서 계속 협회장을 할 수 있냐고 했다. 사업이나 개인 신상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셨다. 

팬들께서 걱정하시고 우려하시는 부분들을 이해한다. 문체부에서 예산 삭감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기부금을 한 푼도 잘못 쓴 적이 없다. 문체부를 설득할 것이다. 문체부가 이렇게 하는 배경에는 여러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첫 번째는 월드컵 분담금에 대한 오해였다. 왜 축구협회가 선수들에게 분담금을 주지 않고 45%만 주느냐 하는 지적이 있었다. 가장 많이 주는 나라가 45% 정도다. 대부분의 경우 30%는 월드컵 참가 경비로 충당한다. 남은 25~30%는 유소년 축구 발전에 사용된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두 번째로 아시안컵 유치에 관해서도 오해가 있었거나 우리가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시안컵은 축구협회에서 유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AFC에서는 재정 기여를 물어봤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30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부산 엑스포의 경우 재벌들로부터 걷은 돈이 310억원 정도였다. 우리도 600억원을 사용했다. 그때 걱정했던 것은 아시안컵 유치 시 600억원의 재원 마련 가능성이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합쳐서 1800억원이라는 커다란 금액을 냈기 때문에 AFC 입장에서는 당연히 카타르와 사우디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서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생긴 게 문체부 감사 등과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천안축구센터 건립 및 디비전 시스템 확립을 반드시 본인이 해야 하는 이유는, 4선 도전이 마지막인지.


세상 일에 '누구만 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우리가 1700억여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1000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현재 천안시에서는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기 때문에 상당히 완성된 상태다. 지금 완전히 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중계권 협상도 잘 마쳤다. 은행에서는 자신이 없으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검증이 됐다. 그리고 내가 한다면 문체부에 잘 설명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체부에서 지적한 부분은 협회 사무실이다. 아직 건설 도중이기 때문에 협회 사무실은 강의실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사무실 역시 숙소동으로 옮길 수 있다. 여러가지 협의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점들을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비전 시스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1부 2부 승강제처럼 2부 3부 연결하기 위해 연맹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것을 꾸준하게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완성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이번에 당선된다면 마지막 임기 동안 다음 축구협회장을 할 후보들을 많이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축구에 대해 내가 더 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체부와 축구협회의 갈등은 일반적인 대중의 시선과 거리가 있다.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청한 상태인데 추가적인 의견은.

감독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추천을 하고 이사회를 통해 회장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그런 부분을 제대로 지켰다고 생각한다. 전력강화위원회 모든 인사 문제가 그랬듯이 인사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좀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AFC 컨퍼런스가 한국에서 개최됐다. 당시 AFC 회장과 FIFA 회장이 감독 선임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관계자들이 감독 선임에 관해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회사나 여러 단체에서도 인사 문제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중계되는 일은 다시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많은 질책과 비난, 갈등을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협회 업무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업무 프로세스 관련해서 매년 감사를 받았다. 사면 논란이 있었던 해를 제외하면 매년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문체부 감사를 받게 됐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규정을 바로 바꿔가면서 할 생각을 하지 못해서 미진한 부분이 발견됐다.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던 것처럼 규정을 빨리 업데이트하지 않았던 부분은 우리가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같이 반성하겠다.

-출마 과정에서 협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협회 내부에 비판 의견이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미비한 점이나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 많이 지적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조금 반성하는 부분은 12년 전 처음 경선을 했고 다시 경선을 치르는데 내가 기업인이기 때문에 소통보다 효율을 강조한 부분이 패착이었다는 것이다. 당선된다면 협회 내부만이 아니라 선수들, 어려운 곳에서 고생하는 지도자들과 더 열심히 소통하도록 하겠다.

-영향력 있는 축구인들이 행정 참여를 피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는데.

투표를 하게 되면 항상 편이 나뉘게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화합하는지다. 경기인들이 참여하지 않는 점을 이해한다. 그런 부분을 잘 설득하는 것이 축구협회를 이끌어가는 성공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향력 있는 축구인들이 행정 참여를 피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는데.


투표를 하게 되면 항상 편이 나뉘게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화합하는지다. 경기인들이 참여하지 않는 점을 이해한다. 그런 부분을 잘 설득하는 것이 축구협회를 이끌어가는 성공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 소통할 예정인지.

소통 방법은 여러가지다. 출마 선언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 올림픽에서 문제가 됐던 배드민턴협회도 엘리트가 적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12년 전 협회의 지배구조가 16개 시도와 연맹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지금은 구조가 다르다. 당시에는 프로 구단에 한 개의 표만 있었지만 지금은 3~40%가 대표하고 있다. 

내가 200명에서 400명으로 선거인단을 늘리겠다고 했다. 스폰서들은 팬들의 지지에 민감하다. 이런 부분도 이해관계에 포함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 축구협회가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지배구조에 달려 있다.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를 바꾼다면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축구협회장 후보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 여러 스타들이 협회에서 같이 회의를 하며 고민했었다.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 다음 후보들도 축구 감독으로서의 경험만이 아니라 행정 경험도 필요하다. 현재 일본 축구협회장은 사무총장을 몇 년간 하고 협회장을 하고 있다. 그런 부분들도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축구인들이 행정에 참여하고 행정을 이해하길 바란다.



-문체부는 과징금 및 보조금 지급 중단 등 여러 카드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천안종합센터에 대해 같은 이해를 하고 필요성을 느꼈다. 사실 50여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대의적으로 명분이 있다면 된다. 사무실 문제는 우리가 사무실을 설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렇게 지적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우리가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조금 지급 중단에 대해서는 정부 보조금이 16~17% 정도 된다. 이것을 유소년 혹은 여자축구 발전 등에 투자했다. 보조금이 없다면 특정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가 있어서 걱정은 된다. 하지만 그렇게 이유 없이 보조금을 삭감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천안종합센터와 파주NFC 투 트랙 운영에 대한 생각은.

파주의 경우 25년의 계약 기간이 끝났다. 건물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하고 시설을 바꿔야 하는 시간이 왔다. 잔디도 많이 압축이 돼서 재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그곳에 계속 투자를 하는 것은 월세집에 큰 시설을 설치하는 것과 같다. 우리집에 투자해야 하지 않나. 물론 집이 여러 개가 있어도 되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집이 두 곳이면 이중으로 관리비가 들어간다. 효용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곳이 있다면 좋겠지만 재정적인 부분을 모르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천안축구센터의 모델에 대해선.

AFC 회장님이 오셨을 때 천안을 방문했다. FIFA 회장님께도 자세히 설명을 드리니 상당히 관심을 보이셨다. 천안종합센터는 상당히 재밌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천안시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셨다. 이러한 규모는 카타르의 아스파이어 외에 아시아에는 전혀 없다. FIFA나 AFC에서도 한국에서 이 지역에서 회의나 강연 등을 열겠다고 밝혔다. FIFA 총회에서도 이 부분을 잘 설명해달라고 부탁해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았다.

-공개토론 제안에 응할 계획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후보 등록 후에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분들이 공약을 발표하신 뒤 얼마든지 공개토론에 응할 생각이 있다.


사진=신문로, 김한준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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