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5926명 vs 6730명,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지난 7일 집회 참가자 20대 남녀 비율이다. 여성과 남성의 탄핵 집회 참여율은 약 5배 차이 났다. 12.3% vs 19.3%,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당시 남녀 참가 비율 차이와 비교하면 남성 참가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
19일 서울시 생활인구 현황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기준 20대 남성 탄핵 집회 참가자 수는 약 6730명. 3만 5926명이 20대 여성 참가자였고, 뒤를 이어 5만 50명이라는 참가 기록은 50대 남성이 세웠다.
수치를 두고 일각에선 20대 남성의 보수화를 언급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 네티즌은 "박근혜 탄핵 집회 이후 20대 남성의 보수화가 이 같은 수치 결과를 유도했다고 봤다.
보수화로 결론짓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BBC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 어느 지역을 조사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유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성별로 다른 세대 문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20대 여성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오프라인 활동이 활발한 반면, 동 나이대 남성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계엄사태 이전부터 이어져 왔던 일부 정치인의 성 관련 발언이 남녀 간 성차별 갈등을 불러왔기 때문에, 여성의 집회 참가율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지난 총선 당시 경기도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당시 후보의 성 관련 발언이 불거진 적이 있다"면서 "이후 이화여대를 중심으로 20대 여성의 반발이 커졌다. 해당 사안이 2030 세대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짐작게 한다"고 했다.
이어 "비단 2030 세대 여성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연령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집회 참여율까지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58%가, 30대 여성의 49.7%가 이 후보를 선택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 유권자의 세대별 투표 행태 변화와 정책 투표에 대한 연구’를 보면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이후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여성 투표율이 남성 투표율을 앞질렀다.
전통적으로 보면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은 남성보다 낮았다. 2012년 치러진 제17대 대선에서 처음으로 여성 투표율이 남성을 앞섰다. 당시 여성 투표율은 76.4%로, 남성 투표율(74.8%)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이후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다시 남성의 투표율(58.8%)이 여성(57.4%)보다 높았다가,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투표율(77.3%)이 남성(76.2%)을 앞지른 이후 이러한 경향성이 이어지고 있다.
연도별·성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2018년 지방선거 여성(61.2%)-남성(59.9%)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여성(66.7%)-남성(66.3%)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여성(49%)-남성(42.5%),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여성(45%)-남성(37%) △2022년 대통령 선거 여성(77.5%)-남성(76.8%) △2022년 지방선거 여성(52.5%)-남성(50.6%)이었다. 성별 투표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후 실시하는 표본 조사 투표율로, 실제 전체 투표율과는 살짝 차이가 있다.
여성 유권자 표심은 정치권에선 간과할 수 없는 필수 항목이 됐다. 여성 표심이 중요 변수로 떠오른 것을 두고 신율 교수는 '억압된 사회를 향한 여성의 외침'으로 봤다.
신율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억압된 사회 구조에 대한 반응의 민감성이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높다"면서 "억압에 대한 극대화"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형성되었는데, 이번 집회에서 드러났다. 한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향후 선거에서 각 당은 여성 인권과 권리 정책의 마케팅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표심을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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