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속에서 결국 출마한 정몽규 축구협회장, "결자해지 각오로 모든 힘 쏟겠다"

비판 속에서 결국 출마한 정몽규 축구협회장, "결자해지 각오로 모든 힘 쏟겠다"

한스경제 2024-12-19 15:46: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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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거센 비난을 받아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결국 4선 도전을 선언했다.

정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준비된 미래를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구체적인 공약으로 ▲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사항을 언급했다.

그는 “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힘주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 소통을 핵심 가치로 삼아 열린 행정과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집행부의 전면적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거버넌스 구조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상장기업 수준의 투명한 경영공시를 도입하고,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정기적이고 효과적인 국민 소통 방안을 마련하고, 행정적 지원과 인재를 등용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강화위원회 시스템을 더욱 전문적으로 가다듬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축구 외교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무대에 진출해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재 건설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산업의 중심 플랫폼으로 완성하고 센터 법인화-수익화-자립화의 3단계 완성을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산업을 키우고 축구인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목표로 삼았다. 1~7부로 구성된 한국형 디비전 승강제를 2027년까지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회장은 당선이 되더라도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회장 등 관련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정 회장은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며 짧게 답했다. 앞서 3번의 임기에 대한 자신의 평가로는 “천안축구종합센터가 내년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디비전 시스템도 완결되진 않았다. 제가 나서지 않는다면 시스템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많은 분이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힘들지만, 이 자리에 다시 서게 됐다”고 했다.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 회장은 “팬들의 여러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예산 삭감이 있더라도 기부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상의한다. 한 푼도 허투루 쓰는 것이 없다. 여러 오해가 있던 것 같다”며 “월드컵 직후 분담금이 대표적인데, 대부분 30~45%를 선수들에게 준다. 나머지 30%는 경비로 쓰이고, 30%는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FC 아시안컵 유치에도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 유치를 위해 AFC에 재정적 기여가 300억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봤다. 부산 엑스포의 경우 600억 원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1800억 원이라는 거금을 제시했다. AFC는 당연히 그쪽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저희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인식이 되다 보니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장 논란이 된 감독 선임 논란에 관해선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 회장은 “감독 선임의 경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하는데, 그 과정은 중계하는 것이 아니다. AFC 콘퍼런스가 한국에서 개최됐다. 당시 FIFA, AFC 회장이 함께 있었는데, 감독 선임 문제를 살펴보고 있었다”면서 “감독 선임에 관해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 회장은 재원 마련에 본인이 충분히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1700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현재 700억 원을 했고, 1000억 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천안시에서는 2000억 원 이상 투자했다”며 “중계권 협상도 잘 마쳐 자금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 제가 회장을 맡게 된다면 이 부분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잘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무 프로세스와 규정은 대한체육회 감사를 매년 받아왔다. 사면 건만 제외한다면 모두 S등급을 받았다. 공익 유사 지정 단체로 지정돼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받게 됐다. 미진한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 이런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69) 전 축구 대표팀 감독, 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와 3파전으로 선거를 치른다. 두 후보는 4선을 노리는 정 회장을 비판했고, 3자 토론을 제의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항상 선거 과정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일리 있는 얘기도 있을 것이다. 두 후보의 비판에 관해서는 열심히 듣고 받아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두 후보와 공개 토론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이번 4선 도전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당선된다면 마지막 임기 동안 다음 축구협회장을 맡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지성 유소년 본부장, 이동국 등 스타 선수들이 협회에서 같이 회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축구인이 행정에 참여하고 행정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허정무 후보자는 완공 예정인 천안축구종합센터와 파주NFC의 투트랙 사용 방안을 주장했다. 이에 정 회장은 “파주 같은 경우 25년을 사용했다. 건물에 대한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잔디도 압축이 많이 돼 재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월세 집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인 부분을 잘 모르고 말씀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2025년 1월 8일 열리며, 후보 등록 기간인 이달 25~27일까지다. 새 회장의 임기는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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