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우울증(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은 햇볕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으로, 반려묘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걱정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식사량이 줄거나 잠을 더 많이 자는 등 고양이의 생활 패턴 변화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에 김준 동물행동치료 수의사에게 겨울철 고양이의 행동 변화 원인과 효과적인 대책을 물어보았다.
고양이의 행동 변화,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 수의사는 “고양이의 행동 변화가 사람의 계절성 우울증과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뚜렷한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일조량과 기온이 줄어들면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활동량을 줄인다. 이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며,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겨울철 고양이가 보이는 행동 변화
고양이는 추운 계절에 활동량이 줄고, 따뜻한 장소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햇볕이 드는 자리나 이불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는 등 생활 패턴이 변화할 수 있다. 보호자와의 상호작용도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건강 문제로 오해될 수 있다.
활동량 감소로 인해 화장실 이용 빈도가 줄어들거나, 수분 섭취량이 줄면서 비뇨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체온 유지로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며 식욕이 늘어나거나, 반대로 지병으로 인해 식욕이 감소하기도 한다.
겨울철 반려묘 케어법
김 수의사는 “고양이는 추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햇빛을 쬘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가에 침대를 두거나 온열 기구를 사용해 고양이가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되, 저온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가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식사량이 줄었다면 먹이 퍼즐을 활용해 흥미를 끌어주고, 물 섭취가 부족할 땐 습식 사료나 맛있는 간식을 제공해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줄어든 운동량은 새로운 장난감이나 보호자와의 놀이 시간을 통해 보충해 줄 수 있다.
항우울제와 영양제는 언제 필요할까?
김 수의사는 “특정 행동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영양적·행동적 복지를 해친다면,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닌 질병일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미한 증상이라면 영양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고양이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는 L-테아닌, L-트립토판, 락티움 등의 성분이 포함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불안 완화와 긴장 완화에 효과적이며, 코르티솔 분비를 줄여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겨울철 반려묘, 보호자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
겨울철 고양이의 행동 변화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지만,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찰하고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공간, 적절한 놀이와 영양 관리로 반려묘가 건강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호자의 역할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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