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은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내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이 전망했다. 탄핵 정국보다 경기침체와 대출규제 등이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금리 하락과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산연에 따르면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3~4월까지 약세를 보이다가 중반기 이후에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서울은 1.7%,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0.8% 상승이 예상됐다. 비수도권은 1.4% 하락해 전국 지표는 0.5% 하락이 전망된다.
주산연은 "금리 하향 조정으로 30대가 주택시장에 진입하고 주택담보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으로 중반기 이후 주택시장이 해빙 무드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가격은 ▲전국 1.2% ▲수도권 1.9% ▲서울 1.7% ▲지방 0.1% 상승해 지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입주 물량 감소가 전월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8~2022년 5년 평균 37만4000가구였던 반면 2024년 32만8000가구, 2025년 26만6000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 월세 또한 입주 물량이 지속되는 기간에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산연은 이전의 탄핵 정국을 고려할 때 탄핵 절차에 따른 집값 하락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부동산 영향이 거의 없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2~3개월 동안 상승 폭이 줄다가 다시 회복됐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 기간이 짧아지면 주택시장이 받는 영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거래량은 올해와 비슷한 63만건 수준으로 예측됐다. 전체 주택 재고의 3.1%에 머물 전망이다. 정상거래 시기에는 거래량이 재고의 4~5%였던 점을 감안하면 70% 수준이다.
공급 물량은 대출 규제와 PF 경색으로 인허가와 착공·분양, 준공 모두 예년 평균보다 30% 내외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 33만가구 ▲착공 30만가구 ▲분양 25만가구 ▲준공 33만가구의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실수요자 등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주산연의 분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에서 공급 물량을 늘리고 있으나 연평균 45만가구 규모의 수요 증가 대비 부족한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내년 말까지 4년간 약 50만가구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서 원장은 "정부가 가계부채 안정을 목적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강화했지만 실수요자에게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주택건설사업자의 입장에서 수도권 PF 사업을 진행시 최소 5000억원이 들어 최근 정부의 PF 자기자본 20% 의무화는 반시장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산연은 내년 주택정책 방향으로 ▲금융규제 정상화 ▲과도한 기부채납 개선 ▲공공택지 개발 절차 단축을 통한 3기신도시 주택공급 확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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