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신현수 기자]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관광 권역을 개발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관광 수요를 늘려야 한다."
19일 서울 강남구 야놀자 본사 동일타워에서 진행된 'AI로 미리 보는 2025 인바운드 관광' 세미나에서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14년 이후 인바운드 수요가 일본에 밀리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방한 관광객이 서울에 집중 방문하는 반면, 일본은 방일 관광객이 도쿄·오사카·교토·가나가와 등으로 분산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권역 여행 상품이면 '도쿄근교 여행코스'를 만들어 요코하마, 후지산 투어 등 권역 내 인근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도쿄 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바운드 관광객을 효과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인천·경기권, 광주·전라권, 경남·남해안권 등 권역별 통합관광 거점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장 원장은 밝혔다.
그는 "민관 협력을 통해 국내 각 지역의 독창적인 매력을 관광 상품과 서비스로 개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와 관광지를 효과적으로 브랜딩해야 한다"며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DMO(지역관광추진조직)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지자체 DMO의 역량은 미흡한 실정이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주도형관광을 선포한 이후 개별 지역에서 각종 관광공사 및 재단 등이 다수 출범했으나, 협업이 아닌 경쟁 구도로 가고 있어서다.
파편화된 거버넌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지역 내 조직간 기능·역할 분담 ▲취약한 설립 및 운영 근거 ▲안정적 운영 및 사업 재원 부족 ▲추진 역량 부족 등이다. 장 원장은 "난립하는 DMO로 인해 비효율성만 늘어나고 있어 현 상황에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파편화된 역량들을 끌어모아 통합형 관광을 선보일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야놀자리서치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인바운드 관광 수요 예측 모델(LSTM·장단기 메모리)을 토대로 내년도 인바운드 관광객이 1873만명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7% 증가한 수치로, 야놀자리서치는 과거 2년간 여행 빅데이터와 경제지표, 글로벌 여행 이동량, 소셜 트렌드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합·분석했다. 다만 지난 3일 국내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치적 요인의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변동성이 분명 있을 수 있다"며 "정치적 요인이 해소되거나 그 효과가 미미하다면 긍정적으로 갈 것이고,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거나 각 국가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IT 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이 외국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점과, K-pop(케이팝)에 관심이 많아 방한한 외국인들이 문화를 경험하는 데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수청 원장은 "우리나라 IT 서비스 환경이 갈라파고스적"이라며 "구글맵 사용이 어렵고, 외국인들이 한강에서 배달의민족과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우리나라 카드만 등록되고 PASS와 같은 본인인증 서비스가 안 돼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길찾기, 언어, 본인인증, 온라인 카드 결제 등에서 외국인들이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는 점도 한국의 재방문율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K-pop 같은 경우 관광 수요로 전환될 잠재력이 큰 요소지만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K-pop을 관광 마중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국내 K-pop 공연의 외래 관광객 쿼터제 ▲K-pop 테마 고부가가치 패키지 개발 지원 ▲K-pop 전문 공연장 및 복합문화공간 구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장수청 원장과 서대철 선임연구원을 비롯,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이 주제 발표에 나섰다. 환영사에는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가 나서 "관광산업을 리딩할 수 있도록 계속해 좋은 주제를 발굴하고 세미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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