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가 발표한 ‘글로벌 CEO들이 말하는 2025년 경제·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2024년에 비해 2025년 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글로벌 CEO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국내 기업 CEO들의 시각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이 리포트는 딜로이트가 미국 대선 직후 약 3주간 20개 이상의 산업을 대표하는 141명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작성한 것으로, 생성형 AI 투자와 구축계획의 증가도 주목할 만한 점으로 꼽혔다. 특히 효율성 개선, 업무 자동화, 비용 절감 등 전반적인 업무 영역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 AI 및 생성형AI, 2025년 투자 우선 순위로 부상
47%의 글로벌 CEO는 향후 AI 및 생성형 AI 부문의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8%P나 증가한 수치로,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의 인프라 제공과 산업 전반에 걸친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CEO들은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목표는 운영 비용 절감(51%), 업무 자동화(47%) 및 리스크 관리(47%) 등 이다. 특히 업무 자동화 영역은 2024년 하반기 전망치(28%) 대비 가장 큰 폭의 도입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AI 외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양자 컴퓨팅 등 기타 기술의 잠재력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 CEO는 13%에 불과했다. 구글이 최근 양자컴퓨터 ‘시커모어’와 양자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양자 컴퓨팅에 대한 관심을 높였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투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CEO들은 신제품/서비스 개발 및 신규 시장 진입 등 비즈니스 성장(88%), 기존 핵심 사업 부문 운영 강화(59%), 전문인재 영업 및 교육 훈련(54%)을 위한 투자를 우선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 낙관론, 2025년 자사 성장 기대 높여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경제를 낙관하는 CEO의 비율은 42%로 2024년(7%) 대비 약 6배에 달하는 증가를 보였다. 자사가 속한 산업의 성장에 대한 낙관도 2024년 40%에서 2025년 61%로 크게 늘었으며, 자사의 성장 가능성을 낙관한 비율은 84%에 달했다(2024년 69% 대비).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따른 비용절감, 자본조달의 용이성 및 투자기회 확대 증가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예상되는 법인세 감소와 인수합병(M&A)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12개월 동안 규제적 측면에서 리스크보다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아지고 있다.
◆ 지정학적 불안정, 인플레이션 등 주요 리스크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CEO들은 여전히 지정학적 불안정(60%), 인플레이션(45%), 글로벌 규제(30%)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는 2024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하며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는 각국의 재정 확대 정책과 금리 인하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EO들은 미 대선 결과가 세금(46%), 규제(46%), 국제 무역 및 관세(45%)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대비해 리스크 관리 및 비상 계획 수립, 사업 운영 및 전략 재조정 등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對)중국 투자 전략의 경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변화에 따라 수정 필요하나, CEO의 56%는 기존 대중국 투자 전략을 유지하며 신중한 접근을 지속하고 있다.
제이슨 기르자다스(Jason Girzadas) 딜로이트 US CEO는 “글로벌 CEO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낙관론이 나타나고 있으며 생성형 AI를 포함한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이를 통해 산업별 실용적인 응용 사례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CEO들이 보여주는 회복력과 미래 지향적 리더십은 앞으로의 도전과 기회를 준비하고 활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홍종성 한국 딜로이트 그룹 총괄대표는 “올 연말 조사에서 글로벌 CEO 들은 2025년을 성장, 혁신,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해로 보고 있다”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높은 현재의 상황을 극복의 대상이 아닌 혁신과 성장의 촉매제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낙관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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