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일 군 당국으로부터 A 중사와 B 하사, C 소대장 등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들은 11월 25일 홍천군 아미산 경사로에서 굴러떨어져 다친 김 일병에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일병의 유족 측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8시께 육군 모 부대 소속 통신병이던 김 일병은 통신망 개통 훈련을 위해 25㎏의 통신장비를 든 채 대원들과 아미산을 올랐다.
그러나 A 중사는 차에서 확인할 게 있다며 대원들만 아미산으로 올려보냈고, 결국 A 중사를 대신해 김 일병이 12㎏ 장비마저 짊어져야 했다.
이후 김 일병은 비탈면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고, 오후 2시 29분께 일행들에 의해 발견됐으나 27분이 지난 시점에서야 포대장 지시로 구조 요청이 이뤄졌다.
결국 김 일병은 오후 6시 29분께 119 응급헬기를 통해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A 중사는 훈련에 참여해야 하는 인원이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차에서 휴대전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유족 측은 김 일병의 발견부터 사망까지의 4시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족 측은 대원들이 김 일병을 발견한 뒤 27분간 부대에 보고하면서 시간을 허비했고, 산이 험해 지상 구조가 되지 않는 걸 알면서도 의무군대 종합센터에 1시간 뒤에 신고하는 등 구조를 지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김 일병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군 당국이 유족에게 “훈련 중 굴러 다리를 다쳤다”고 설명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유족 측은 사고 이후에도 김 일병이 B 하사에게 “2바퀴쯤 굴러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응급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한편 유족 측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탄원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문을 작성하고 진상규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족은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자식은 없다”며 “아들의 죽음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게 관심을 가지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알려주시고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질 수 있게, 정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왕좌왕하며 ‘이거 잘하면 X되는 거야’라고 말하며 잘못하면 어떻게 될까 고민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잘 다녀오겠다고, 건강하게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던 아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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