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 계엄 사태 이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는 '즉각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이를 통제하는 경찰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민주노총의 모습./사진=뉴시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은 통제 이유로 해당 지역의 거주자가 시설 및 장소 보호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시민단체 측은 "과도한 통제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는 대학생 시국회의 등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학생 시국회의는 전날에도 관저 앞 집회를 열었으나 경찰의 통제로 100m 이상 떨어진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대통령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역시 관저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비상 행동 측 관계자는 "집회의 자유가 막혀버렸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참가자들이 대통령 관저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이 막아서며 대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는 끝났다" "길을 터 달라"고 요구하며 "경찰이 내란수괴를 보호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군인권센터도 오는 21일 대통령 관저 앞에서 예고된 집회에 대해 경찰이 옥외 집회 금지를 통지했다. 사유는 '해당 지역 거주자의 시설 및 장소 보호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 집회·시위를 해서는 안된지만 헌법재판소는 2022년 12월 해당 조항에 대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험 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집회도 예외 없이 금지하는 것이 과잉된 금지라는 판단이다.
다만 경찰은 주거지역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에서 집회 또는 시위로 인해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에 현저한 해를 입힐 경우 등에는 집회 금지를 통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 보호'를 이유로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으나 일률적인 기준에 따른 판단이 어려운 만큼 집회·시위 장소, 대상, 환경 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이공 김선휴 변호사는 "거주자의 보호 요청만 있으면 일률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은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대통령 관저든, 대통령실이든 절대적인 집회 금지 구역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때도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관저 인근 800m부터 100m까지 허용치가 올라갔으나 상황에 따라 사법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관저 앞 상황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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