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짓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메가와 포지션 '교통정리'
"리시브도 잘하는 김연경은 진정한 천재…그를 보며 따라한다"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관장은 최근 프로배구 여자부 순위표를 흔들고 있다.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던 정관장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3위에 올랐다.
멀찌감치 달아났던 2위 현대건설과 격차는 8점으로 좁혔다.
정관장은 17일엔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던 '절대 1강' 흥국생명을 잡았다.
정관장은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방문 경기에서 세트 점수 3-1로 승리를 거뒀다.
정관장의 상승세엔 '쌍포'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녹아있다.
부키리치는 올 시즌 득점 3위(343점), 공격 성공률 4위(42.08%), 서브 4위(세트당 0.38개)를 달리고 있다.
메가도 득점 4위(320점), 공격 성공률 2위(22.82%), 시간차 공격 1위(성공률 75.00%)로 각 부문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놨다.
두 선수는 흥국생명전에서 각각 34점과 20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올 시즌 전까지 정관장의 '쌍포'엔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아웃사이드 히터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지아)를 영입해 아포짓 스파이커인 메가와 양쪽 날개를 구성했다.
반면 부키리치는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다.
정관장이 부키리치를 뽑으면서 메가와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부키리치의 포지션 변경으로 난제를 해결했다.
부키리치는 올 시즌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했고, 메가와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다.
부키리치는 수비에 불리한 198㎝의 큰 신장을 갖고 있지만, 매 경기 몸을 아끼지 않으며 리시브를 한다.
17일 흥국생명전에서도 그랬다. 부키리치는 리시브 점유율 22.35%를 기록했고, 디그도 11개나 성공했다.
경기 후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부키리치와 메가를 함께 활용하면 상대 블로커들이 분산돼 효과적으로 공격을 펼칠 수 있다"며 "장신 선수가 리시브 받는 건 어려운데, 그 어려운 플레이를 부키리치는 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부키리치는 경기를 마치고 "세르비아 여자배구 대표팀에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가 있어서 아웃사이드 히터 역할을 맡기 위해 리시브 훈련을 해왔다"라며 "좋은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직도 스텝을 밟을 때 어려움이 있는데, 열심히 훈련한다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키리치는 자신처럼 큰 신장(192㎝)에도 리시브를 잘 받는 김연경(흥국생명)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그는 "김연경은 진정한 천재 선수"라며 "김연경 선수의 플레이를 유심히 보며 따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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