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재단 보고서…65세 이상 인구 대비 경로당 회원 등록률 7%대
사랑방 역할만으로 한계…"노년세대 욕구 변화 반영해 기능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서울 어르신들의 경로당 이용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 일이 별로 없는 곳'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인데, 어르신들의 여가와 사회적 유대관계 강화 기능을 하는 공공시설이라는 점에서 기능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서울시복지재단이 최근 발간한 '초고령화 사회의 미래 경로당에 대한 서울시민의 기대' 연구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65세 이상 인구 대비 경로당 회원 등록률은 2019년 10.1%에서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며 계속 낮아져 올해 1월 기준 7.4%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65세 노인 인구 비중은 2020년 16.1%에서 올해 1월 기준 18.6%로 늘었다. 같은 기간 경로당 수도 3천472곳에서 3천609곳으로 증가했다.
이용할 수 있는 경로당 시설 수와 대상자가 많아졌음에도 이용률은 오히려 저조해진 것이다.
이는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대면 활동이 줄어든 것에 더해 노년 세대의 욕구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재단은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노인의 학력과 건강 수준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활발한 사회적 활동이 유지되고 있어 동네 사랑방과 같은 단순한 기능을 위해 경로당을 찾는 욕구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는 재단이 경로당 미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6∼7월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259명(70세 이상)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나이 많은 노인만 있는 곳이라 가기 싫어서'(37.4%), '낮에 할 일이 많아서'(30.6%), '아직 젊어서'(29.2%) 등의 답변이 나왔다.
경로당 이용자의 이미지는 '외롭고 의지처 없이 혼자 사는 분'(22.4%), '할 일이나 직업이 없고 갈 곳 없는 분'(20.1%), '집에 있기 심심한 분'(16.2%) 등의 부정적 답변이 주를 이뤘다.
경로당이 어떻게 변화한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30.5%), '넓고 쾌적한 환경'(16.0%) 등으로 답변했다.
경로당 개선 필요성에는 이미 이용 중인 어르신들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0곳의 경로당을 방문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7.7%에 달했다.
구체적인 개선 사항은 '더 많은 금전적 지원'(58.9%), '시설 개선'(29.9%), '점식식사 제공 날짜 확대'(27.4%), '더 많은 프로그램 운영'(13.4%) 등의 순이었다.
연구자료를 작성한 윤희숙 책임연구위원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변화와 복지 전달체계의 다양성, 디지털기기 확대가 경로당 이용자의 유입에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며 "미래의 경로당은 예전과 달리 어떤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진단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경로당 개방성 강화 및 운영 활성화 개선 방안 연구'의 하나로 진행됐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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