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러]효성화학 특수가스 '몸값 논란' 왜

[X파일러]효성화학 특수가스 '몸값 논란' 왜

데일리임팩트 2024-12-19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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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의 특수 가스(NF3) 생산 시설. /제공=효성그룹
효성화학의 특수 가스(NF3) 생산 시설. /제공=효성그룹

[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효성화학이 관계사인 효성티앤씨에 특수가스 사업을 양도해 유동성 위기를 진화했다. 다만 투자자에게 설명할 수 없는 미래 수익 창출력을 내세워 인수가를 과도하게 책정했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사업부는 지난 9월 말 기준 자산 3378억원, 연간 매출액 1320억원 규모에 불과한 상태인데 몸값으로 9200억원이나 책정된 까닭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양수에 대해 삼덕회계법인이 제출한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에서 제시한 특수가스 사업 전체 매출액 추정치의 상당부분을 신제품이 차지한다"며 "신사업 매출 추산치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어 외부에서 봤을 때엔 추정이 난해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 검증 자체에 대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삼덕회계법인의 평가의견서를 보면 효성티앤씨는 특수가스 사업 매출이 5년 후인 2029년에는 신규 제품 판매 증가로 올해(1778억원 추정)의 3배에 달하는 51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신사업 매출이 2026년(19억원)부터 인식되기 시작해 2027년 374억원, 2028년 783억원, 2029년 1376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특수가스 사업의 세전이익(EBIT)이 2024년 176억원에서 2029년 114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5년 만에 기존 사업의 전체 매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장밋빛 전망의 핵심 근거로 삼은 신사업 매출이 아직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은 계획으로만 존재하는 미래 가치란 점이다. 신사업 매출은 2개 제품으로 이뤄질 예정인데, 효성티앤씨는 영업비밀 유출을 우려해 이들 제품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아울러 효성티앤씨가 특수가스 사업 매출은 연평균 23.9%, EBIT은 45.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시장 성장성에 비해서도 비약적 수준이다. 이 회사가 인용한 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6%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IB 업계에선 효성화학의 유동성 위기 진화를 지원하기 위한 '고가 인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수 예정가의 경우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멀티플(기업 가치(EV)/EBITDA)이 20배 정도 적용된 까닭이다.

태경케미컬이나 원익머트리얼즈, 동성화인텍, 덕양산업 등 국내 증시에 상장한 동종사들의 EBITDA 멀티플이 최고 10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밸류에이션 신정이다. 또한 효성화학은 IMM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특수가스 사업 매각을 타진할 당시에도 EBITDA 멀티플 20배를 고집했지만, 협상대상자는 호가를 지속적으로 낮춘 바 있다.

다만 효성에서는 "이번 양수가 경우 외부 평가까지 완료한 만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최초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 가치 평가를 진행했고, 평가 범위 내에서 매도인 측과 가격을 협상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외부평가기관인 삼덕회계법인의 투명한 검토 하에 평가가치의 적정성을 평가받은 만큼 이번 인수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2개 이상의 회계 법인이 비슷한 평가 결과를 내놓으면 어느 정도의 객관성은 확보된 것으로 본다. 

이번 영업양수도의 적정성 평가를 맡은 삼덕회계법인도 평가 기준일인 올 9월 말 기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 가치가 8318억~1조310억원 범위로 매겨진 만큼 9200억원의 인수예정가는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삼덕회계법인이 현재 재무 상황보단 미래 수익 창출 능력을 기업가치로 평가하는 현금흐름 할인 방법(DCF)으로 평가했고, 평가의견서에 "(효성티앤씨 등의) 제출 자료에 대한 증빙 확인과 외부 조회 등, 자료의 진위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명시한 터라 고가 인수 논란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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