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완PD·출연진 인터뷰 …김경란 "서바이벌 속에도 근사한 인간 보여주고파"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피의 게임3' 최신화는 1편에 2시간이 넘어가거든요. 그런데도 모든 출연자가 저만 보면 너무 많이 편집했다고 말해요. 그만큼 모두가 여기에 몰입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현정완 PD)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피의 게임 시즌3'(피의 게임3)의 현 PD와 출연자 김경란, 시윤, 이지나를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웨이브 사옥에서 만났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피의 게임3'는 최근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예능으로 꼽힌다.
콘텐츠 화제성 조사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12월 첫 주에 이어 둘째 주에도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에 올랐다.
'나 혼자 산다', '런닝맨' 등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시리즈가, 그것도 마니아 시청층을 가진 두뇌 서바이벌이 주목받는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현 PD는 인기 이유에 대해 "출연진의 덕이 제일 크다"며 "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살아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된 것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두뇌 서바이벌 예능은 복잡한 게임 규칙과 긴 시간을 들여 쌓아야 하는 출연진의 서사 때문에 기존 공중파 방송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방영 시간에 제한이 없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는 더없이 어울린다.
1편 길이가 2시간은 기본, 길면 3시간에 달하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은 기꺼이 이 긴 이야기를 즐기고 있다.
현 PD는 "제가 원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MBC에서는 만들기 어려웠다"면서 "'더 지니어스' 시리즈가 끝나고 7∼8년이 지나도 이런 프로그램이 안 나오길래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피의 게임' 시리즈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피의 게임3'는 출연진이 공개될 때도 화제가 됐다.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고인물'(오래된 실력자)로 불리는 장동민, 홍진호에 이어 '두뇌 서바이벌의 여왕' 김경란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 탁월한 게임 능력과 정치력을 뽐내며 두각을 드러낸 김경란은 약 9년 만에 '피의 게임3'를 통해 다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최후의 3인 안에 남겠다며 의욕이 충만했다"면서 "그런데 방송을 보니 제 시야가 참 좁더라. 내 등 뒤의 일을 몰랐구나 싶더라"고 돌이켰다.
또 "(제가 탈락한) 7화를 보는 게 힘들어서 1분씩 끊어가며 보고 있다"며 "함께 있던 사람들이 뒤로는 저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방송으로 보는 것이 힘들었다. 인간과 인생에 대해 많이 배운 듯하다"고 털어놨다.
김경란은 다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이런 프로그램 속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게 생존 본능을 일으키는 환경을 제공하잖아요. 그 속에서 권모술수를 쓰지 않고 멋지게 이겨보고 싶었어요. 그런 상황이라도 '아직 인간이라는 존재는 괜찮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달까요."
보이 그룹 유키스 출신 시윤도 출연했다. 그가 방송인 이지나와 함께 맞붙은 데스매치(탈락자 결정전)가 화제가 됐다.
시윤이 발가락을 꼽아가며 카드를 외울 때 이지나는 머리로 카운팅(카드 외우기)을 해서 압승을 거뒀다.
그는 "내가 오만했구나 싶어서 반성했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출연을 통해 제가 다시 20대만큼의 에너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지나는 현재까지 공개된 9화 기준으로 아직 생존해 있는 인물이다. 그는 남은 에피소드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로 장동민과 스티브 예를 꼽았다.
한편, 현 PD는 출연진의 수준에 매번 놀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나 씨가 카드를 카운팅할 줄도 몰랐고, 충주맨이 카드를 전부 구길 것이라고도 예상 못 했습니다. 다들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플레이어들의 수준이 너무 뛰어나서 제작진 머리 위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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