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게임 산업이 성장하고 지식재산권(IP)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게임업계 내 저작권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이 부재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 재판부는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금지 청구 소송의 4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앞서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자사의 미공개 프로젝트 ‘P3’의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해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다크 앤 다커’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작품이라며 반박하고 있어, 양측의 팽팽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여러 게임사와 저작권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웹젠을 상대로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6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이 있다. 이 소송은 2025년 1월 23일 항소심 마지막 변론을 앞두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엔씨소프트와 엑스엘게임즈·카카오게임즈간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과거 ‘리니지’ 개발에 참여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아키에이지 워’를 개발하면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레드랩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는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가 ‘리니지W’를 모방했다는 의혹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게임업계가 법적 분쟁을 감수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IP 확보와 강화를 필수 전략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의 자체 IP를 보호하고 저작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 침해 여부를 명확히 증명하기가 까다롭고, 기술 유출 및 침해 범위에 대한 법적 기준이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의 특성상 장르별로 유사한 시스템이나 그래픽이 사용될 수 있어, 어디까지를 창작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예컨대 넥슨 측은 ‘다크 앤 다커’가 장르적 특성 및 개발 목적을 비롯해 게임 구성 요소, 캐릭터 세부 표현 등이 ‘P3’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이언메이스 측은 동종 장르에서 넥슨이 표절을 주장하는 요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P3’에 없던 새로운 요소가 다수 추가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IP 개발과 함께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게임 저작권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게임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명확한 판단 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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