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이 섬세하게 열정적으로 그려낸 쇼팽의 젊음

임윤찬이 섬세하게 열정적으로 그려낸 쇼팽의 젊음

연합뉴스 2024-12-18 23:55:58 신고

파보 예르비 지휘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그려낸 쇼팽의 젊음은 열정적이면서도 섬세했다.

임윤찬은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임윤찬의 국내 공연은 지난 6월 이후 반년 만으로, 이날 공연은 전날 아트센터인천에 이어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두 번째 협연이었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시상식 영국 '그라모폰'과 프랑스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상한 뒤 이뤄져 더욱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은 올해 독일 클래식계 권위 있는 상인 오푸스 클래식에서 수상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다. 2년 만에 국내 팬들을 찾았다.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공연의 시작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 서곡이었다. 지휘자 예르비가 왼팔을 거의 바닥에 닿듯이 휘두르자 웅장한 음악과 함께 공연의 막이 올랐다. 돈 조반니의 비극적인 운명을 암시하듯 비장하게 시작한 곡은 관악기 등에 힘입어 보다 밝은 분위기로 전환되며 마무리됐다.

피아노가 준비되자, 드디어 임윤찬이 앞장서 지휘자 예르비와 함께 공연장에 등장했다. 청중들은 큰 박수로 그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맞이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쇼팽이 19살에 작곡한 곡으로, 젊은 시절 그가 지녔던 순수함과 열정, 기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비슷한 나이의 임윤찬은 유려하면서도 섬세한 타건으로 쇼팽의 서정을 들려줬다.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오케스트라가 먼저 1악장을 시작해 주제를 펼쳤다. 침묵하던 피아노는 높은 첫 음으로 존재를 알리며 독주를 이어갔다. 중간중간 현악기 등이 공백을 메워주며 피아노를 뒷받침했다. 타악기가 감정을 고조시키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곡을 주고받았다.

2악장에서는 느리고 섬세한 연주가 돋보였다. 피아노가 연주하면 예르비가 이끄는 오케스트라가 이를 감싸듯이 조심스럽게 곡을 이어갔다. 임윤찬은 때로 뛰어오르듯 온몸을 움직이며 곡을 주도해나갔다.

3악장은 시작하자마자 빠른 박자로 전환하며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폴란드 민속춤 마주르카풍의 톡톡 튀는 듯한 리듬이 돋보였다. 임윤찬은 열정적인 연주를 이어갔다.

연주를 끝낸 임윤찬에게 관객들은 브라보를 외쳤다. 임윤찬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1번 아리아'를 앙코르곡으로 들려주며 화답했다.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임윤찬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

파보 예르비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마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으로 공연을 이어갔다. 교향곡 41번은 규모가 크고 웅장해 로마 신의 이름인 '주피터'라는 부제로 알려져 있다. 이를 증명하듯 오케스트라의 웅장하면서도 격렬한 연주가 돋보였다. 지휘자 예르비는 온몸을 써가며 음들을 모으는 듯한 모습이었다.

앙코르곡도 인상적이었다. 시벨리우스의 '안단테 페스티보'는 현악의 연주가 이어지다가 이윽고 팀파니가 합쳐지며 만들어내는 마지막 선율이 귀를 사로잡았다.

관객의 호응에 파보 예르비는 오보에 연주자를 부른 뒤 두 번째 앙코르곡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도 선보였다. 플루트와 오보에의 주고 받음,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여린 음악이 돋보였다. 특히 연주 중간과 마지막에 만들어내는 적막은 공연의 백미 중 하나였다. 관객들은 적막을 깨는 뜨거운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마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날 공연장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임윤찬은 오는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협연을 이어간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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