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서 다 변해도 변치 않는 것 하나~”
그건 미니 PC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미니 PC의 역할이라는 것은 어느 시간대에서나 대부분 비슷했다. 미니 PC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좁은 공간에서 사무용으로 활용, 두 번째는 사업장에서 저전력으로 오랫동안 활용. 이렇게 두 가지다.
다들 잘 아는 것처럼 미니 PC는 크기가 작고 전력 공급에도 제한이 있다. 즉 고성능이 요구되는 작업보다는, 대부분 사무용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 때는 다중 모니터 출력으로 사용할 경우에 맞춰 그래픽 출력 포트 정도만 확인하게 된다.
그다음으로 사업장에서 저전력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시리얼 포트(COM 포트) 등을 확인하게 된다. 시리얼 포트를 지원하면 산업기기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그런 정도의 용도다. 그런데 최근 미니 PC에 새로운 임무가 생겼다. 게임용. 미니 PC가 게임용? 성능 제한이 있는데? 하지만…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하반기 미니 PC 시장상황은 크게 바뀔 예정이다.
# 엄청나게 발전한 CPU 내장그래픽
사무용이나 산업용으로 미니 PC를 사용할 때는 사실 선택 기준이 지금도 크게 변한 건 없다. 특히 CPU 내장그래픽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 화면만 잘 출력되면 되고, 그저 체감 속도만 빠르면 된다. 물론 디지털 사이니지 등으로 활용한다면 영상 재생도 신경을 써야겠지만, 최근 출시되는 CPU들은 고해상도 영상 재생 정도는 무난하게 해낸다.
현존 미니 PC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CPU는 다음과 같다.
- 인텔 프로세서 N100
-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
-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 AMD 라이젠 프로세서
현재 미니 PC 시장에서는 CPU 중 인텔 프로세서 N100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우선, N100 기반 시스템은 굉장히 저렴하다. 그리고 저전력인데, 성능은 샌디브릿지 코어 i5-2500 정도는 나온다. 그러면서 영상은 상황에 따라 8K UHD도 재생한다. 인기가 많을 만한 요소를 모두 갖췄다.
다음으로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랩터레이크 기반 제품군이다. 코어 i5-13500H 등 노트북 프로세서 중에서는 비교적 성능이 준수한 CPU를 기반으로 활용하는 제품군이다. 물론 내장 그래픽으로 게임을 원활히 구동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N100보다는 훨씬 쾌적한 환경에서 사무 작업을 할 수 있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최신 제품군에 주로 탑재된다. 에이수스 NUC 14 프로 등의 미니 PC에 탑재되는데, 가격대가 제법 높은 편이다. 단 CPU 성능 및 내장 그래픽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마지막으로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다. 이 라이젠 프로세서에 주목해야 한다. 라이젠 7 8845HS 등의 고성능 제품군의 경우 내장그래픽으로 라데온 780M을 사용한다. 여기서 나오는 라데온 780M이 물건이다. 노트북에 탑재되는 지포스 GTX 1650 Max-Q와 비슷한 성능이다. 데스크톱 그래픽카드로 치면 GTX 1050 Ti와 GTX 1650 사이에 위치하는 제품이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게임에 충분하다. 일단 FHD 해상도에서 적절히 옵션을 타협하면 초당 60프레임도 가볍게 넘는 하드웨어 성능을 제공한다. 적절한 가격의 저전력 게이밍 미니 PC라는, 어쩌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물건이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라이젠 프로세서 덕분이다.
하지만 이 라이젠 프로세서를 사용하더라도 결국은 쿨링 솔루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쿨링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할 수 없다. 그렇다면, 데스크톱 CPU를 쓰고 고성능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후술하겠지만 그런 제품이 있다.
정리하자면 현존 미니 PC 시장은 크게 저전력에 가격대도 낮은 N100, 무난한 성능의 인텔 랩터레이크 계열, 고성능에 외장그래픽 수준의 내장그래픽을 탑재한 라이젠 계열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① ASUS NUC & ExpertCenter
인텔을 상징하는 미니 PC NUC가 에이수스를 통해 선보이게 됐다. 에이수스와 인텔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NUC 14 프로 등의 제품군이 출시됐는데,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기반으로 성능이 상당히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 게이밍에 특화된 미니 PC ROG NUC도 있는데, 미니 PC지만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 RTX 4070/4060 등을 탑재해 게임 성능이 대단히 뛰어나다.
ExpertCenter는 기업용으로 설계된 제품군이다. N100부터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까지 있어 가격대가 다양하게 나뉜다. 아무래도 N100이 저렴하다보니 가격비교사이트에서는 인기순위가 높은 편이다.
② Beelink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통해 조금은 친숙해진 미니 PC 전문업체다. 아무래도 중국 본토에서 직구하는 제품인 만큼 가격대가 상당히 저렴하다. 유명 브랜드 제품군과 비교하면 놀랄 만큼 싸다. 단, 사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는 사후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 비링크 홈페이지를 보면 코어 울트라 9 185H 제품군부터 라이젠 7 8845HS, 인텔 프로세서 N200, N100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국내에서는 N100이나 라이젠 7 7840HS 제품군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③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3-Tiny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이 탑재된 미니PC다. 데스크톱 CPU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워크스테이션과의 만남’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있다. 레노버 제품인 만큼 마감이 뛰어나지만, 판매몰이 그리 많지 않고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④ 델 옵티플렉스
델 측의 설명에 따르면 ‘배치가 자유로운 초소형 설계에 성능 손실 없는 마이크로 데스크탑’이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DDR5 메모리 옵션에 스토리지를 확장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 제품인 만큼 신뢰성은 높지만, 그만큼 가격대도 높다.
⑤ MSI Cubi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특징인 미니PC다. 제미니레이크 N4000, 코멧레이크 5205U, N100, 코어 i3-1215U 등 저전력 CPU가 내장되며, 베어본 시스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MSI 제품군이라 사후지원을 받기도 쉽다. 대체로 고성능보다는 저전력 라인업에 편중되어 있다.
⑥ ECS LIVA One
데스크톱 CPU를 장착할 수 있는 미니 PC다. 두께가 얇아 여기저기 배치하기 좋고, 베어본 기준으로는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또한, 공식 수입 제품이라 국내에서 AS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시리얼 포트를 지원해 산업용 시스템에 가깝다. 데스크톱 CPU를 사용했지만 두께가 얇아 노트북용 쿨러와 비슷한 구조의 CPU 쿨러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⑦ ASRock DeskMini X600
현존 미니 PC 시장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품이다. 가정용 미니 PC에 요구되는 조건을 거의 다 만족한다. 좁은 공간에서 사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내장 그래픽 성능이 뛰어나 게임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 데스크톱 CPU를 사용해 노트북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뛰어나며, 베어본 기준으로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여기저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별다른 단점이 없다. 전작 A300, X300의 경우 내장 그래픽 성능이 조금 아쉬웠을 수는 있겠지만, 이제는 그런 아쉬움까지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애즈락 데스크미니 X600은 AMD 라이젠 8000G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지원한다. 최대 8코어 16스레드의 고성능 CPU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라이젠 7 8700G에 탑재되는 내장 그래픽 라데온 780M은 데스크톱 GTX 1650에 근접할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성능만 그런 것이 아니라 라데온 최신 기술인 AFMF(플루이드 모션 프레임)을 적용할 수 있어 게임 시 프레임을 늘릴 수 있다.
또한, 쿨링 솔루션도 제법 고성능 제품군을 선택할 수 있어 발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최신 DDR5 메모리도 지원한다. 전원부는 알루미늄 MOSFET 히트싱크를 부착해 제법 안정적이다. 스토리지는 PCIe Gen5를 포함해 총 4개를 장착할 수 있다. 2.5Gbps 랜포트, 최대 3개의 디스플레이 출력, USB Type-C 커넥터 등 다양한 편의사항을 갖췄다.
조립 및 유지보수도 편하다. 데스크톱 시스템에 익숙한 유저라면 별로 적응할 필요도 없이 손쉽게 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죄다 장점밖에는 없다.
- 저렴한 베어본 시스템 가격
- 데스크톱 라이젠 8000G 시리즈 사용 가능(고성능 내장그래픽)
- 고성능 쿨링 솔루션 사용 가능
- 쉬운 정비 및 업그레이드
# 용도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자
미니 PC 시장 상황과 시장에서 선택 가능한 각 제조사별 미니 PC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다. 저전력에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사무용 제품이 필요하다면 N100 시스템이 좋겠지만, 그 외에 가정용으로 선택한다면 사실은 데스크미니 X600이 확실한 정답에 가깝다.
장점을 놓고 분석하면 오히려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데스크톱 시스템에 버금가는 성능(데스크톱 CPU를 사용했으니 당연하다)인데 가격도 합리적이다. 다루기도 쉽고 국내에서 사후지원도 받을 수 있다. 내장그래픽으로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별다른 약점이 없다.
글을 마치면서 지금까지 다룬 내용의 핵심만 복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 저전력에 사무용은 N100 탑재 시스템, 가정용은 데스크미니 X600, 고성능 사무용은 데스크미니 X600, 효도용 PC도 데스크미니 X600, 간단한 게임용도 데스크미니 X600이다. 그냥 N100 or 데스크미니 X600이라 생각하면 더 편하다. 현 미니 PC 시장 상황이 그렇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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