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라는 폭력, 대전 현주소는] 단속 피해 온라인으로…표적이 된 청소년

[성매매라는 폭력, 대전 현주소는] 단속 피해 온라인으로…표적이 된 청소년

중도일보 2024-12-18 18:33: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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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그 세계가 존재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우리가 보느냐 안 보느냐이다' 2004년 3월 성매매 방지법 시행을 계기로 집결지 해체에 쉼 없이 달려온 대전은 2024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새로운 집결지에는 행정력이 닿지 않고, 온라인으로 옮겨간 성매매에 대응할 의지가 있느냐 질문이 나오고 있다. 3회에 걸쳐 여전히 성을 상품화하는 현장을 고발하고 여성 청소년 보호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중) 디지털 성 착취 표적은 청소년

경찰 단속을 피해 교묘해진 성매매는 미성년자에게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 알선이나 오픈채팅 앱을 이용한 성매수가 성행하고 있으나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전무하다.

18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 지역 내 성매매 관련 업소는 2013년 1404곳에서 2024년 839곳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19 이후로 유흥업소, 단란주점이 절반 이상 줄어든 탓이다. 같은 기간 유흥업소는 363곳에서 185곳, 단란주점은 225곳에서 171곳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의 성매매 알선 광고는 늘고 있다. 대전경찰에 적발돼 차단 조치 된 성매매 광고사이트는 2023년 317건에서 2024년 510건으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대부분 유흥업소를 통한 접객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폐쇄성이 더 짙어졌다. 온라인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일반 가정집, 건전 마사지업소로 위장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온라인 광고사이트를 통해 성 구매자를 유도한 후 오피스텔, 아파트, 다가구주택 등을 단기 임차해 성매매 장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면 룸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안내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성매매 알선·구매 행위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면서 청소년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에 쉽게 검색이 되는 것은 물론, 건전 안마업소 광고사이트로 위장해 유사성행위 업소를 홍보하는 사이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오픈채팅 문화가 유행 중이라는 점을 이용해 성 매수자들이 접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채팅 앱, X(트위터) 등 SNS을 이용해 금전적인 대가를 내세우며 가정 밖 청소년에게 접근하거나 조건만남, 온라인그루밍으로 가정 내 청소년들도 표적으로 삼는다.

실제로 본보가 미성년자로 가정해 한 오픈 채팅앱에 접속한 결과, 접속한 지 2분 만에 인근에 사는 낯선 이 3명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미성년자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는 지역을 묻고 성행위에 대한 대가성 금액을 제시했다. 해당 채팅앱은 사용 연령 제한과 휴대전화 인증절차가 있었지만, 실제 나이와 다르게 입력해도 접속이 가능했다.

단속 사각지대에 청소년 성 착취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에서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건만 해도 10건에 이른다. 하지만,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 따르면 성 착취 문제로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2022년 93명, 2023년 87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90명에 달해 드러나지 않은 피해 청소년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아 여성인권티움 대전 성 착취 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장은 "지금은 온라인을 이용하는 청소년 모두가 성 착취 표적이 되는 실정"이라며 "오픈 채팅을 통해 술이나 담배 대리구매부터 시작해, 드라이브, 고가의 선물로 유혹하고 성행위를 대가로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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