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바람 잘 날 없는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은중 감독(왼쪽)과 갈등을 빚으며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인 최순호 단장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창단 이래 최고 성적(5위)을 거뒀다. 그 덕분에 희망차게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자, 평지풍파가 끊이질 않는다. 구단 관계자들이 “지금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토로할 정도로 내부적으로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사상 최고 성적을 이끈 김은중 감독(45)의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거취를 둘러싼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유망주 육성을 위해 만든 B팀(2군)의 운영도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단 행정을 총괄하는 최순호 단장(62)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최 단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 선임과 B팀 창단으로 쇄신을 예고했다. 다행히 성적과 유망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빠르게 수원FC의 황금기가 찾아오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갈등과 논란거리도 묻혀있다. 시작은 여름이적시장부터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최 단장이 김 감독의 전력 보강 요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게 갈등의 불씨가 됐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최 단장은 최초 계약기간이 2025년까지인 김 감독의 최근 1년 연장 계약 요구를 거절했다. ‘김 감독이 계약 연장과 더불어 약 2배 규모의 연봉 인상을 요구했지만, 팀 재정상 받아들일 수 없다. 마음도 팀을 떠난 것 같다’는 게 거절 사유였다. 구단 내부에선 최 단장이 김 감독의 요구를 부풀려 수원시에 보고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온다.
김 감독은 과한 연봉 인상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감독의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어야 좋은 선수들이 사령탑을 믿고 구단에 온다’는 게 계약 연장 요구의 취지였다고 설명한다.
논란도 튀어나왔다. 특정 에이전트와 과도하게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다. 수원FC가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 6명 중 3명이 에이전트 A의 고객이어서다. 이에 대해 최 단장은 “해당 선수 3명 중 1명은 에이전트 B의 고객이다. A는 공동 중개만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A와 B는 같은 회사 소속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축구철학을 잘 이해하는 에이전트를 통해 그에 걸맞은 선수를 영입할 수는 있지만, 3명 모두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B팀의 방만한 운영 역시 비판받고 있다. 최 단장이 총괄하는 B팀은 운영 현황을 김 감독에게 거의 보고하지 않았다. 단장과 감독이 합의했다고 하지만, 선수를 직접 기용하는 감독이 보고받지 못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구조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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