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한림원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반도체 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앞서 한림원은 올해 2월 반도체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급부상 등 반도체 기술의 변곡점을 맞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현황과 정책·제도를 분석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산업 선도전략 등을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연구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위원으로는 권석준 성균관대 고분자공학부 교수,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 등 총 8명의 산학계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 교수는 이날 기조 발표에서 "위기 징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K-반도체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도태되고,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러면서 △좁아진 해외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 △잃어가는 선도적 투자 경쟁력 △미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패키징 산업 성장 기반 △인재 유출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 어려움 △불필요한 규제 △근무시간 제한 등 위기 조짐을 7가지로 정리했다.
이어 제조업 지키기,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구개발 추진, 인재 유인 및 유입을 위한 정책 추진 등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속도 경쟁인 만큼 중복되고 불필요한 규제를 정리하고, 주 52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서는 국내 팹리스에 맞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을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20조원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덧붙였다. 20조원이 투자되면 20년 후 30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남 한림원 회장은 "현재 엄중한 정치적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를 지켜내는 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를 위해 1년 동안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서 우리 경제의 핵심인 K-반도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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