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밸류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번 발표를 두고 "주주를 배려하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며 B학점을 부여했다.
포럼은 특히 미국 시장 상장을 검토할 것을 요청하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포럼은 두산밥캣이 발표한 계획에 대해 "약 12%의 자본비용을 인식했고, 자본효율성 지표인 주식 스프레드(Equity Spread = 자기자본수익률 ROE - 자기자본비용 COE)가 2023년에는 +4~5%를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럼은 "수익성 악화와 주가 밸류에이션의 구조적 하락은 심각한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영진과 이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두산밥캣은 지난 16일, 주주환원율을 40%로 상향하고 2030년 매출 목표를 120억 달러(16조 원)로 설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40%로 설정되었으며, 이는 국내 동종업체 및 제조업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 기준인 주당 1,600원을 최소 배당금으로 설정했으며, 분기별 배당을 도입해 내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분기 말일 기준 주당 40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4분기 결산배당금은 시장 상황과 주주환원율을 고려해 추가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으로 결정된다.
이와 별도로 두산밥캣은 특별 주주환원을 통해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이달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평균 12% 성장을 목표로 2030년까지 매출을 12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포럼은 두산밥캣의 CEO 보수 체계가 주가 하락 상황을 고려할 때 과도하며, 주주가치와의 연계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스콧 성철 박 대표이사 부회장의 2023년 총급여는 39억 원으로, 조덕재 CFO 대표이사의 11억 원 및 전무급 임원의 평균 5억 원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 부회장의 단기성과급이 21억 원에 달하며, 이는 주주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은 매출 및 영업이익 달성을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보수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총주주수익률(TSR) ▲환율 영향을 배제한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M&A 효과를 배제한 본원 매출 성장률 등을 포함하는 주주가치 중심의 지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상장과 글로벌 전략 필요
포럼은 두산밥캣의 미국 상장이 주가 밸류에이션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현금이 아닌 주가를 활용한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포럼은 "미국 상장은 M&A 딜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필수적"이라며, 미국 시장 상장이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두산밥캣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6.35% 상승한 4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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